[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2007~2008년 주택시장 상승세를 이끌던 노원·도봉·강북 등 이른바 ‘노도강’의 아파트 10가구 중 4가구는 4년새 10% 가까이 매매값이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소액투자로 가격이 급등했던 노도강 일대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가격이 하향 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8년 8월 대비 서울 아파트값은 6.21%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강남(-9.68%) ▲송파(-9.37%) ▲양천(-9.33%) ▲도봉(-9.32%) ▲노원(-8.97%) ▲강북(-8.57%) ▲강서(-8.07%) 순으로 나타났다. 단지별로 보면 금융위기 이전 고점 시세에 비해 10% 이상 하락한 아파트도 눈에 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체 물량 중 28% 정도는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값이 10% 이상 하락했다. 이중 ▲강남(47%) ▲노원(47%) ▲도봉(46%) ▲강북(43%)은 해당 구 전체 아파트 재고 중 40% 이상이 고점대비 10% 이상 빠졌다. 이밖에 ▲양천(37%) ▲송파(35%) ▲금천(33%) ▲강서(29%) ▲마포(28%) ▲성북(25%) ▲관악(24%) ▲은평(20%) 등도 하락폭이 10%를 넘었다.

강북구 수요동에 위치한 벽산아파트 87㎡(공급)는 2008년 8월 2억8000만원에서 2012년 4월 현재 2억4000만원으로 14% 넘게 떨어졌으며 미아동 경남아너스빌 87㎡도 3억1500만원에서 2억8000만원으로 11% 하락했다. 노원구 상계동 불암현대 79㎡는 현재 2억5750만원으로 4년새 18%나 매매값이 빠졌다. 일대 은빛1단지(82㎡)와 중계동 중계무지개(83㎡), 하계동 학여울청구(81㎡)도 11~15% 떨어졌다.

도봉구 도봉동 한신아파트 95㎡는 3억2500만원에서 2억6500만원으로 18.46%나 떨어져 노도강에서 가장 높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인근 서원아파트 85㎡도 4750만원 빠진 2억3500만원으로 17%에 가까운 하락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진입장벽이 낮아진 만큼 내집마련 수요자에게는 지금이 적기라고 내다봤다. 저렴한 집을 찾는 수요자가 많은 강북이나 서울 외곽지역이 주택시장 침체로 매매가격이 떨어져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풀이다. 게다가 최근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역세권 아파트를 공략한다면 리스크는 줄이고 향후 경기가 호전될 때 가격회복을 기대할 수도 있다.

김은선 부동산114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가격이 크게 내린 아파트 중에서 소액 투자가 가능한 중소형 역세권 아파트가 주목 받고 있다”며 “이들 아파트 가운데는 역세권 아파트로서 환금성이나 투자성이 양호한 물량이 많아 향후 가격 회복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 부동산114

배경환 기자 khba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