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창업의 성패를 가르는 한끝 차이는 열정과 노력의 차이입니다. 겉으로 보여주는데 치중하기보단 내실을 쌓기 위해 한 발 한 발 스텝을 밟아 나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윤정민(31) 미니피(Minifee) 대표는 호기심이 많고 알뜰한 생활습관이 몸에 밴 청년이다. 창업을 시작하게 된 것도 그의 알뜰한 성격과 함께 강한 호기심 덕분이었다. 디자인을 전공했던 그는 2006년 디자인회사에 입사해서 2,3년간 회사생활을 경험했다.

어느 날 휴일에 집에서 휴식을 취하던 그는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야 할 일이 생겼다. 답장을 보내려는 데 순간 한 가지 강한 궁금증이 생겼다. 당시 네이트온으로 무료문자를 종종 이용했던 그는 ‘네이트온에서 무료 문자를 이용하려면 컴퓨터를 켜야 하는데 전기요금이 비쌀까 아니면 그냥 문자서비스 요금이 더 나올까’ 하며 고민에 빠졌던 것.

이럴 때 전기요금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가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하는 마음에 그런 기계가 있는지 찾아봤으나 시중에 나온 제품은 없는 것 같았다. 왠지 이런 걸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자신 말고도 또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대기전력 측정기(실시간 전기요금 콘센트)다. 이 기계는 실시간으로 가전제품의 대기전력과 사용전력, 전기요금,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한꺼번에 측정할 수 있다.

윤 대표는 그때만 해도 창업을 하겠다고 생각했던 건 아니다. 오로지 전기를 요금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어 보고 싶었을 뿐이다. 방법을 강구하다가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창업 공모전의 문을 두드렸다. 첫 시도는 2009년 중소기업청 ‘아이디어상업화지원사업’이었다.

이 사업에 선정되면서 그는 자신의 아이템에 대한 확신을 얻는 동시에 사업화할 수 있는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이때 받은 자금은 5000만원이었다. 막상 사업을 하려고 하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들었다. 교육이 필요했다. 수소문 끝에 서울시 창업스쿨을 찾았고 3개월 간 벤처과정을 들었다.

이 과정을 거치며 그는 창업에 대한 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후 서울시 청년창업센터에 입주했다. 창업센터에선 매달 100만원의 지원금과 사무실이 제공돼 창업에 여간 도움 된 게 아니다. 평소 알뜰한 성격인 그는 종종 다양한 이벤트에 공모해 당첨됐던 경험이 여러 번 있었다. 그런 그의 알뜰한 습관은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매우 유용했다.

그는 기회만 있으면 다양한 지원사업과 공모전에 도전했다. 그가 개발한 대기전력 측정기는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의 ‘청년창업 1000프로젝트’를 비롯해 서울디자인재단 ‘중소기업디자인개발지원사업’ 지식경제부의 ‘우수디자인’으로도 각각 선정됐다. 이런 공모전 참여를 통해 받은 정부지원금만 약 1억 원에 달한다.

이렇게 해서 긴 개발과정을 거친 대기전력기는 올해 1월부터 출시돼 현재까지 4개월만에 약 1000만원 매출을 달성했다. 주요 소비처는 관공서와 지자체, 연구소 및 건설사 등이다. 최근 녹색성장 정책에 따라 에너지절약상품을 찾는 기관과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그의 제품을 찾는 수요처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는 앞으로 학교 등 교육기관 등에 에너지절약 교구로서 이 제품의 판로를 더욱 넓혀나갈 계획이다.

윤 대표는 창업이 성공하려면 무조건 아이템만 좋다고 다 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여러가지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윤 대표는 청년창업의 성공조건에 대해 다양한 전공 출신으로 창업에 뜻을 둔 2~3인 정도가 모여 공동창업을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으로 꼽았다. 혼자서 시작할 경우엔 주위에 멘토를 많이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창업 전에 다양한 경험을 쌓을 것도 조언했다. 창업전 경험삼아 5인이하의 중소기업 등에 취업을 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이코노믹 리뷰 김은경 기자 kek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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