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위상이 달라졌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가 신수종 사업의 하나로 육성중인 자동차용 차세대 전자부품 육성을 위해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을 잇따라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사장이 만난 글로벌 자동차 업체 최고경영자는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회장, 댄 에이커슨 GM CEO,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 사장, 2월 노베르트 라이트호퍼 BMW 회장 등의 거물급 인사들이다. 하반기에는 알란 뮬러리 포드 회장과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

이들과의 만남은 이 사장측이 요청한 것도 있지만 일부는 이들 CEO가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먼저 전달해왔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이 사장에 대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준하는 예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이건희 회장이나 최지성 부회장과 동행하며 보좌하는 모습을 보였던 글로벌 CEO들과의 면담도 최근에는 이 사장이 주도하고 계열사 사장들이 보좌하는 형태로 달라졌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이재용 사장에 대한 경영 승계 시험은 이미 끝났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지만 계열사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에 이 사장이 관여하며 그룹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피아트-크라이슬러 그룹의 지주사 엑소르(EXOR)의 사외이사로 추천된데 이어 7일 독일로 향해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회장을 만나며 글로벌 자동차 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비즈니스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재용 사장이 2차전지 등 현안을 갖고 폭스바겐 CEO를 만난 것은 아니지만 두 회사간의 폭넓은 협력을 위해 긴밀한 논의를 가졌다"면서 "향후 이 사장은 유럽,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자동차 업계에 대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1년 10월 댄 에이커슨 GM CEO를 만난뒤 올해 1월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 사장, 2월 노베르트 라이트호퍼 BMW 회장을 만났다. BMW 회장 면담시에서는 항상 동행하던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닌 박상진 삼성SDI 사장, 이진건 SB리모티브 사장 등 계열사 사장들을 이끌고 나타났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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