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 전선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양사는 미국 법원에서 서로의 특허 침해 여부를 다툴 특허 범위를 축소하기로 했다. 양사의 재판이 오는 7월30일로 예정된 가운데 루시고 담당 판사가 판결의 신속성을 위해 논란이 될 특허 범위를 줄이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8일(현지시간) 특허 전문 블로그 '포스 페이턴츠'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를 제소하며 문제를 제기했던 특허 침해 건수를 절반으로 축소했다. 아이폰 외관, 스테이터스 바, 터치스크린 쉴딩 등 디자인에 대한 권리와 사용자환경(UI) 특허 등이 포함됐다.

애플이 삼성전자가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특허 범위를 축소한 지 5시간만에 삼성전자도 당초 문제 삼았던 특허 12건 중 5건을 소송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모바일 네트워크, 세계시간 표시 등과 관련된 기술로 알려졌다.

지난주 루시 고 판사는 "논란이 되는 특허가 너무 많아 배심원에게 이를 전부 판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가혹하다"며 양사에 일부 특허를 소송에서 제외하라고 지시했다.

양사가 법원의 명령을 받아들여 상대방이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특허의 범위를 줄이기는 했지만 양사는 소송을 앞두고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한 발도 양보하지 않고 있다.

애플은 법원에 낸 소명서에서 "삼성전자가 훔친 특허로 시장 1위를 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지적재산권을 훔쳐갔을 뿐아니라 재판지연전략을 이용해 아이폰의 시장점유율을 훔쳐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또 "양사가 재판을 준비하고 있는 동안 삼성전자는 '카피캣(copycat, 모방꾼)' 제품을 팔아 스마트폰 판매에서 세계 1위의 자리에 도약했다"며 "삼성전자의 지적재산권 침해로 인한 손실이 수십억달러에 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애플을 상대로 한 소송에 준비해야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번 여름에 소송을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애플이 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없게 되자 대신 삼성전자 제품의 판매를 막아달라고 요청하는 소송으로 경쟁을 하고 있다"고 발끈했다.

이어 "애플이 이를 위해 유저 인터페이스 기능 및 디자인 등과 관련된 것 가운데 법적인 보호가 제한된 지극히 작은 부분을 동원하고 있을 뿐"이라며 "삼성은 이어 애플의 '카피캣' 주장에 대해 "우리 제품은 혁신적이고, 독립적으로 개발된 기술"이라고 반박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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