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기준금리를 3.25%로 동결했다. 최근 교체된 4명의 금융통화위원들이 모두 참석해 2년만에 '7인 체제'로 열린 이날 금통위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금통위가 이날 금리 동결을 결정함으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0.25%포인트 인상된 뒤 11개월째 3.25%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당초 시장은 이번달에도 금리 동결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부양과 인플레이션 억제 요구가 상존하고 있고 국내 경제의 긍정적 지표와 부정적 지표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한은이 당장 금리 동결 기조를 바꾸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불안정한 대외경제 변수를 고려하면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부 유럽국가들의 정치적 상황이 급변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대외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고 이는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높은 가계부채 문제 역시 금리 인상의 걸림돌이다.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3월 4000억원 감소했다가 지난달 들어 다시 1조3000억원 늘어 한달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렇다고 금리를 내리기도 애매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두달 연속 2% 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 효과와 지난해 물가가 많이 올랐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낙관적 해석을 경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공공요금이나 기름 값, 먹거리 등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금리를 인하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김남현 유진투자선물 애널리스트는 "최근 한은의 정책스탠스가 인상에서 중립으로 돌아섰다고는 하나 중립으로 회귀와 금리인하 기조로의 변경은 큰 차이가 있다"며 "새로운 금통위원들의 적응기간도 필요하다고 볼 때 한은이 당분간 금리기조를 변경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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