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중국의 4월 소비자 물가상승률(CPI)이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중국 당국이 추가 경기 부양정책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불룸버그통신은 중국 국가통계국을 인용해 중국의 4월 물가가 3.4%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달 3.6%보다 낮고 시장 전망치 3.4%에 부합한 수준이다.

이번에 발표된 수치는 지난해 7월 중국의 CPI가 6.5%까지 치솟았던 것을 감안하면 물가 부담이 상당 부분 덜어졌다는 뜻이 당초 중국 정부가 제시한 CPI 목표치는 4%다. 이로써 물가 부담을 덜게 된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중국의 경기부양 필요성은 10일 발표된 무역수지에서도 드러났다.

중국 해관총서(우리의 관세청격)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월 수출 증가율 8.9%, 전문가들 예상치 8.5%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중국의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ㆍ유럽에서 중국제 소비가 여전히 부진함을 보여준다.

더 우려되는 것은 중국의 수입이다. 지난달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0.3% 느는 데 그친 것이다. 3월 수입 증가율 5.3%나 전문가들 예상치 10%에 턱없이 못 미친 것이다. 이는 중국 내수시장이 여전히 미지근한 상태로 부동산 시장 침체로부터 영향 받고 있는 탓으로 풀이된다.

수입 증가세가 눈에 띄게 낮아진 결과 지난달 무역수지는 184억달러(약 21조원) 흑자를 기록했다. 3월 무역수지 흑자 54억달러는 물론 전문가 예상치 104억달러를 훌쩍 뛰어넘었지만 수입 증가세가 위축된 상황에서 이룬 무역흑자이기에 불황형 무역수지 흑자로 볼 수 있다.

수입 둔화 원인으로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를 꼽을 수 있다. 그 결과 건설 시장이 침체돼 주요 원자재 수입이 3월보다 감소한 것이다. 구리 수입은 7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철광석 수입도 지난해 7월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HSBC 은행은 보고서에서 "중국 당국이 부진한 내수시장 및 주요 수출시장의 부진을 만회하려면 경기부양에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민간부문이 부동산 투자 부진을 만회할 수 있도록 공공주택 건설 및 현재 진행 중인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완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프랑스 금융그룹 소시에테 제네랄의 야오웨이 이코노미스트는 "부진한 수입 지표에 중국 정부가 예정됐던 수입 관세 인하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 동안 중국 정부는 구체적인 범위나 상품은 정하지 않은 채 수입 상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할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일부에서는 현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사치품의 경우 관세 인하 대상에 포함되면 최대 수혜 상품이 것으로 보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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