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조계종 소속 승려들의 불법 도박사건을 고발한 성호 스님이 15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50분께 고발인 자격으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찾은 성호 스님은 "조계종 집행부에 엄중한 금강철퇴를 내리기 위함"이라며 "검찰이 반드시 사필귀정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성호 스님을 상대로 동영상을 입수한 경위와 고발 배경 등을 조사 할 예정이다.

승려들의 불법도박 사건은 지난달 23일 발생했다. 조계종 승려 8명은 전남 장성의 한 관광호텔 스위트룸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13시간 동안 불법 도박판을 벌였다. 다음날 24일 아침에는 백양사 전 방장스님인 수산당 지종 대종사의 49재가 진행될 계획이었기 때문에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불법도박을 벌인 자리에는 불교계의 고위직에 해당하는 중앙종회 의원도 있었다. 성호 스님은 지난 9일 이들을 촬영한 영상을 자료로 제시하고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후 언론과 수차례 인터뷰한 성호 스님은 불법도박판 영상에 나온 일부 승려들은 스님으로 위장하고 있을 뿐 승려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위장한 승려들이 각종 이권에 개입하며 술·담배·도박·폭력도 일삼아 종단의 계율을 흐리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검찰 출석에 앞서 성호 스님은 종단이 자체적으로 자정능력을 갖추지 못하거나 검찰의 수사가 미진할 경우 또 다른 폭로를 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한 성호 스님은 취재진에게 "추가 폭로할 내용이 많다"며 "뒷받침 할만한 자료 등을 공개하는 것은 총무원장이 답변하는 것을 듣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조계종 내부의 비리 의혹이 추가적으로 제기 될 경우 파장은 더욱 확산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허철호 부장검사)는 성호 스님 출석조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검찰은 불법도박 영상에 나온 승려 8명도 곧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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