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가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의혹과 관련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18일 구속기소했다.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에 대해서는 불구속기소 처리했다.

중수부는 인허가 로비에서 브로커 역할을 한 이동율씨와 그의 운전기사 최모씨는 지난 8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최 전 위원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이 2006년 7월~2008년 2월까지 13차례에 걸쳐 총 8억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중수부는 최 전 위원장과 가족 등의 관련계좌에 대해 추적중이지만 현재까지 정치자금으로 사용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 전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구치소에 구속된 상태로 오는 23일 심혈관계 수술을 예약했다. 이때문에 최 전 위원장은 법원에 구속 집행정지를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차관은 2006년 8월~2008년 10월 파이시티 인허가 알선 명목으로 이동율씨로부터 9회에 걸쳐 총 1억6400만원을 받은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이 서울시 정무보좌역으로 재직했던 2005년 서울시 교통국장에게 인허가를 청탁한 혐의를 포착했다. 또한 박 전 차관이 서울시에서 퇴직한 후 2007년 강 전 실장에 이동율씨를 소개시켜 주고 인허가를 챙기라고 부탁 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8년 7월 박 전 차관이 코스닥등록 업체 A모 대표로부터 산업단지 승인 알선 등 명목으로 1억원을 받은 혐의도 추가로 드러난 상황이다. 검찰은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의 차명계좌에 입금된 1억9500만원 중 현금을 제외한 수표 1억5500만원에 대한 계좌추적 과정에서 위와 같은 1억원 수수 혐의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강 전 서울시청 실장은 파이시티 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사례금 명목으로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다만 강 전 실장은 검찰의 소환요청을 받고 중국에서 귀국해 조사에 임한 점 등이 인정돼 불구속기소 처리됐다.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에서 브로커 역할을 한 이동율씨는 특가법 알선수재 혐의로 지난 8일 구속기소됐다. 이씨는 2007년 8월~2008년 5월까지 6회에 걸쳐 총 5억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동율씨의 운전기사 최씨도 공갈혐의로 구속돼 지난 8일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는 2009년 12월~올해 1월까지 4회에 걸쳐 이동율·이정배씨로부터 9400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관련자에 대한 계좌추적을 계속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드러나는 추가 혐의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달 25일 중국으로 출국한 이동조 회장에 대해서는 귀국을 설득·압박하고 있다.

중수부 관계자는 "이 회장에 대해서는 계좌추적 등으로 범죄혐의가 밝혀지면 범죄인 인도 청구 등 강제 조치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