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국광물자원공사가 한 대기업에 자원개발과 무관한 용도로 1500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위해 광물공사는 내부 규정까지 바꿨다. 광물공사는 해외자원개발 기업을 지원하는 공기업이다.

23일 감사원과 광물공사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해 해외자원개발 실태와 관련한 특정감사에서 광물자원공사가 지난 2010년 1월 D시멘트에 1500억원을 대출해준 사실을 적발했다. 이 돈은 자원개발 용도가 아니라, 당시 자금경색을 겪고 있던 D시멘트가 은행 빚을 갚는데 사용하기 위한 자금이었다.

광물공사는 회사채를 발행해 1500만원을 마련했고, 해외자원개발 뿐 아니라 D시멘트처럼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에도 '특수용도 자금' 명목으로 자금을 빌려줄 수 있도록 내부 규정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광물공사는 또 같은 해 8월 해외투자 명목으로 구입한 아프리카 니켈 광산 지분 5%를 대기업 2곳에 팔아 1500억원을 마련했고, 이 과정에서 소유지분의 가치를 스스로 낮게 측정해 정상가 보다 900억원 싼 가격에 지분을 매각하기도 했다.

이에 광물공사는 해외 자원개발 기업지원 뿐 아니라 국내 자원개발 기업에도 지원해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광물공사 관계자는 "D시멘트는 강원도에서 광산을 개발하는 업체로 지난 20년간 광물공사가 자금지원을 해온 만큼 규정에 따라 빌려준 것"이라며 "감사원이 광물공사 업무를 해외개발 지원으로만 규정해 문제를 삼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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