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수 기자]연간 5조원에 이르는 구매력을 보유한 서울시가 약자기업의 제품 구매를 크게 확대하는 등 계약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서울시는 시와 자치구, 투자출연기관의 구매력을 활용해 기업행태 등 사회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계약제도 혁신방안'을 23일 발표했다.

올해 서울시의 구매력은 시 2조2400억원, 자치구 1조400억원, 투자출연기관 1조6100억원 등 총 4조8900억원이다.

시는 약자기업에 대한 가산점 확대, 공사계약 특수조건 개정 등을 통해 중소기업 제품 구매목표를 전체 구매액의 69.3%인 3조3877억원으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2조9727억원보다 415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사회적 배려가 절실한 중증장애인 생산시설, 사회적기업, 장애인기업, 소기업에 대해서는 '우선지원 약자기업'으로 규정해 최우선으로 구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시는 계약제도 전반에 걸쳐 신생 기업의 입찰 참여를 위해 실적가점 폐지, 수행실적 완화 등 진입장벽 완화조치도 취하기로 했다. 장애인 채용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가산점 제도를 확대·신설한다.

시는 아울러 '체불임금 없는 관급공사 운영조례'를 제정, 임금 체불이 발생한 업체에 대해선 근로자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하는 등 임금체불을 근본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이밖에 입찰 담합을 근절하기 위해 계약의 전과정을 감시하는 시민감사관(옴부즈만)을 증원하는 한편, 담합으로 서울시에 피해가 발생하면 즉각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다.

강종필 서울시 재무국장은 "계약제도를 약자기업 제품의 구매를 촉진하고 진입장벽, 임금체불, 담합 등에 대한 계약과 기업행태를 개선할 수 있도록 획기적으로 바꿔 사회변화를 유도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수 기자 kjs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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