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이라크에서 분당급 신도시를 건설한다.

한화그룹이 이라크에서 분당급의 신도시를 건설한다. 10만가구에 달하는 이번 건설은 해외건설사상 최대 규모다. 설계와 조달, 시공까지 모두 한화그룹이 맡을 정도로 이라크에서도 애정을 나타내고 있다.

한화그룹이 사상 최대 규모로 건설하는 이라크 신도시는 총 80억달라 규모다. 이라크의 국가재건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최근 이라크 국무회의의 승인을 받아 사실상 확정됐다. 한화그룹측은 “조만간 이라크 현지에서 본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지난 24일 밝혔다. 계약식에는 한화그룹을 대표해 김승연 회장이 직접 참가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한화건설을 통해 지난해 5월 이라크의 국가 재건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10만 가구 신도시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MOA(합의각서)를 체결했다. MOA를 체결하는 자리에는 사미 알 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 의장은 물론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도 참석한 바 있다.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ational Investment Commission)는 이라크 경제발전 및 외국 투자유치를 위해 2007년 이라크의회에서 설립한 정부 기관으로 이라크 내 국민주택 100만호 건설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1,830ha(550만평) 규모의 신도시를 개발하는 공사다.

도로와 상-하수관로를 포함한 신도시 조성공사와 10만호 국민주택 건설공사로 구성된다. 설계와 조달, 시공을 한 회사가 모두 진행하는 디자인 빌드(Design Build)방식으로 진행되며, 공사기간은 7년이다. 총 공사대금은 77억5000억 달러며, 선수금은 25%다. 물가상승을 반영한 공사금액 증액(Escalation)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실제 공사대금은 총 80억불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은 공급면적 기준으로 100㎡, 120㎡, 140㎡형으로 구성된다. 각 면적별로 공용공간과 개인공간의 분리를 통해 이슬람 문화를 반영한 전통적인 스타일과 공용 공간의 효율성을 높인 현대적 스타일로 총 6개 타입으로 나뉜다. 이번 MOA 체결은 김승연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할 정도로 애정을 나타냈다. 김 회장은 프로젝트의 규모, 국가적 이익과 상징성 등을 고려해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

관련 회의를 주관하는 것은 물론 프로젝트가 최종 수주될 수 있도록 김회장이 일선에서 진두지휘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한화건설 김현중 부회장을 비롯한 실무진은 구체적인 계약조건 협의를 위해 이라크 현지에 상주해왔다. 총 20여 차례에 걸쳐 계약 조건 변경과 협의를 진행해왔다. 한화는 1년여의 노력 끝에 유리한 계약 조건으로 대부분 합의했고, 곧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2009년말 한화건설 김현중 부회장을 통해 이번 사업을 맡게 하고 다른 해외 사업에 보다 심혈을 기울이도록 했다. 김현중 부회장은 그 동안 사우디 마라픽, 요르단 삼라, 알제리 아르쥬 프로젝트 등 굵직한 해외 공사를 연이어 수주해 한화건설에서도 유명한 인물로 통한다.

한화그룹이 이번 이라크 신도시 개발 계약을 성사시킨 배경에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도시개발사업인 ‘인천 에코메트로’의 성공적인 수행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 알 아라지 위원장 등 이라크 정부 관계자가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당시, 한화는 인천시 남구 고잔동 일대 238만㎡에 1만 2000여 세대로 조성 중인 인천 에코메트로 상공에 헬기를 띄워 수차례 보여주면서 한화의 시공능력 및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얻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코노믹 리뷰 최재영 기자 som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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