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가 아파트 단지에서 유선으로 방송 서비스를 하는 것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칼을 빼들었다. 무선으로 방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도 유선을 이용하는 것은 법 위반의 소지가 있는 만큼 서비스 중단을 포함한 제재 여부를 검토 중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KT스카이라이프가 아파트 옥상에 대형 접시 안테나를 설치한 뒤 각 가구에 유선으로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방송법에서 적시한 '위성방송사업자는 인공위성의 무선설비를 소유 또는 임차해 무선국을 관리ㆍ운영하며 이를 이용해 방송해야 한다'는 항목을 위배했다는 이유에서다.

스카이라이프는 출범 초기에는 집집마다 소형 접시 안테나를 설치해 방송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난시청 해소를 이유로 아파트 옥상에는 대형 안테나를 설치했다. 그런 다음 각 가구에는 지상파와 케이블TV가 쓰는 공시청망(유성전선)을 통해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공시청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업자간 불협화음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최근 케이블TV 사업자인 티브로드 직원이 스카이라이프 수신 전선을 끊은 데 이어 CJ헬로비전 가입자가 스카이라이프를 상대로 케이블방송 수신을 방해하지 말라는 취지로 법원에 '공사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가 기각당한 것도 그와 무관치 않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아파트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케이블TV가 스카이라이프에 피해를 준 사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더 큰 피해자는 우리"라고 주장했다.

스카이라이프측은 2007년 개정된 방송공동수신설비의 설치기준에 관한 고시에 따라 유선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방통위는 입장이 다르다. 방통위 관계자는 "스카이라이프가 위법하게 사업을 하고 있는지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위법하다고 판단되면 시정 조치를 내리고 관련 사업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2월부터 접시 안테나 없이 KT 기지국에서 전파를 수신해 각 가정에 인터넷망으로 신호를 전송하는 MBS 방식을 도입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역시 방송법에 근거하지 않아 전파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게 방통위의 판단이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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