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헤지펀드에 국민연금의 투자를 검토하는 등 한국형 헤지펀드의 시장 안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 이사장은 1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한국형 헤지펀드, 새로운 도전과 기회' 컨퍼런스에서 "국민연금은 투자다변화 차원에서 대체투자 비중을 점차 늘릴 계획"이라며 "출범 6개월을 맞은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깊은 관심과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전 이사장은 "전세계적으로 투자다변화 차원에서 대체투자의 필요성이 점차 중요해지면서 세계 주요 연기금은 20%가 넘는 대체투자 비중을 두는 한편 헤지펀드에도 2~4%를 투자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자산대비 7.8%, 금액은 27조원에 그쳐 향후 이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은 자본시장의 새로운 투자수단을 제공함으로써 국내시장 확대에 이바지한다"며 "기존 공모펀드 시장 발전, 국내 증권사들의 프라임브로커리지 시장 확대, 은행권과의 시너지 효과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다변화 중요성이 커지면서 국민연금은 국내외 사모펀드·인프라펀드·부동산 투자에 국한돼 있는 투자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해외 시장의 면밀한 조사분석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으며, 헤지펀드에 대한 본격적 투자를 위해 사전 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전 이사장은 한국형 헤지펀드의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한국형 헤지펀드는 일정규모 이상 대형사만 운용할 수 있고 차입이나 파생상품거래의 벽이 높아 다양한 상품개발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면서 "외국에 비해 많은 규제로 성장이 더디지 않을까 하는 시장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도 시장의 능력과 자정기능을 높여야 한다"면서 "운용능력에 대한 심사와 투명성·건전성 제고는 강화하되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해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관투자자의 참여와 헤지펀드 전문인력 양성에도 금융당국이 관심과 지원을 쏟아줄 것을 당부했다.

전 이사장은 "충분한 경험을 가진 해외 업체의 국내 시장 참여가 이뤄진다면 외연확대와 발전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막연한 불안감과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고 적극적 홍보와 체계적 교육을 통해 올바른 인식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업계가 힘을 합쳐 노력할 때 한국형 헤지펀드는 자본시장의 한 축으로 굳건히 안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 4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전체 자산이 올해 말 400조원에 이르고 2020년이면 1000조원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기금 규모 확대에 따라 지분 5% 이상 보유 기업이 180개에 이른다. 현재 132조원을 200여개 자산운용사에 위탁하고 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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