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민주통합당 김기식 의원은 17일 부실저축은행에 대한 금융지주사들의 인수추진에 대해 금융당국이 폭탄돌리기식 인수강요를 하고 있다며 중단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솔로몬 등 4대 저축은행에 대해 우리·산은·하나·기업은행 등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히고 "이러한 인수의향서 제출 결정이 금융당국의 압박에 못이긴 '울며 겨자 먹기'식의 인수 결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금융기관은 이미 인수한 저축은행의 영업정상화가 최우선이라는 뜻에서 '인수불가'를 표명해 왔다"면서 "그런데 지난 12일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지주 임원들을 소집해 금융지주사가 저축은행을 인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이후, 납득할 만한 상황 변화가 없었음에도 방향을 180도 바꾼 것"이라며 당국의 강요가 작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인수의향서를 낸 곳은 모두 정부가 절대 지분을 가진 금융기관"이라며 "결국 금융당국이 대주주라는 지위를 이용해 저축은행의 부실을 은행에 떠넘기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한 "경영진의 철저한 조사와 전략적 판단 없이 진행되는 저축은행 인수에 대해 관련 금융기관 이사회는 이사회를 소집해 인수계획에 대한 철저한 재검토와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무리한 인수 강행은 향후 '배임 등 경영 및 법률상의 책임'을 감수해야 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개원 이후 저축은행 부실화 원인, 감독 문제, 불법 로비는 물론 저축은행 처리상의 문제를 규명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저축은행이 서민금융기관이라는 본래 취지에 맞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대안 제시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