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애국가발언에 정치권이 또 한번 시끄럽다. 비례대표 경선부정과 관련해 제명당한 그는 "종북(從北)보다 종미(從美)가 더 문제"라고 해 종북주사파의 국회 입성의 논쟁을 일으켰고 이번에는 애국가 발언으로 국가관 논쟁을 촉발시켰다.

이 의원은 지난 16일 가진 일부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미국에는 국가가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국가가 없다"며 애국가를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이에 새누리당이 곧바로 이석기 의원을 비난했고 17일에는 선진통일당에 이어 민주통합당도 논평을 냈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국민의 나라사랑이 담긴 애국가는 2010년 제정된 국민의례규정에서 법적근거를 부여받았다"며 "그런 점에서 애국가를 논란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보수진영을 향해 "애국가를 이념논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면서도 " 이석기 의원에게 상식의 정치를 주문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면서 "또한 국민이 국회의원을 걱정하게 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선진당 이원복 대변인은 "이제는 백주대낮에 대놓고'언어테러'까지 감행하고 있다"며 "국기에 대한 경례도 피하고, 애국가 대신 다른 노래 부르는 사람들의 의식구조가 어떤지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조금도 망설임이 없다. 오히려 자신만만하게 얘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잘난 대한민국이든 못난 대한민국이든, 그래도 대한민국이 내가 지키고 키울 조국이라는 이 땅의 절대다수 국민들의 자존심을 완전히 깔아뭉개는 화법"이라며 "그런 사람이 대한민국 국회에까지 들어오게 됐다. 그런 사람 류(類)들을 국회에 대거 들어오게끔 예인한 정당도 있다"며 민주당까지 공격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이석기 의원의 국적은 어디인가"라며 따졌다. 김영우 대변인은 "애국가가 국가가 아니라면 태극기도 우리의 국기가 아닌가"라며 " 대한민국의 상징인 우리의 애국가를 부정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마저 부정하는 종북주사파 세력들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 하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6.25 한국전쟁 이래 아직도 계속 진행 중인 한반도 상황을 마치 평화상태로 착각하게 만든 것은 종북주사파 세력들이 국민들에게 뿌린 환각제 때문"이라며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하고 현행법을 위배하는, 그래서 국가와 국민의 안위에 해가 되는 모든 이적, 종북행위자는 당연히 엄정한 법의 잣대로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경제가 창간을 기념해 리얼미터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석기·김재연 의원 등 '통합진보당 종북주사파 의원들의 거취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2.9%가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회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은 26.6%였다. 국민 10명 7명이 두 후보가 의원직 사퇴로 현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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