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지연진 기자]다음 달 1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전면 중단된다.

26일 외교통상부와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 27개국은 전날 외무장관회담을 열고 유럽 기업들의 이란산 석유 거래를 예정대로 다음 달 1일부터 금지하기로 했다.

EU의 대(對)이란 제재에는 다음 달 1일부터 EU회원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하고, EU내 기업들의 이란 원유수출과 관련한 보험재보험 제공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내 원유수송선의 경우 대부분 유럽계 재보험사를 이용하는 만큼 다음달 1일부터 이란산 원유수송선 운항이 어려워진다. 특히 수송기간을 감안할 경우 오는 30일 국내 도착분까지만 수입이 가능하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기술적으로 7월1일부터 원유수송 선박이 사고가 나도 보험 적용이 안되기 때문에 6월30일 국내 도착분까지 공급이 가능하다"며 "통상 이란산 원유 수송이 20일이 걸리는 만큼 6월10일 선적분까지 국내에 들여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석유 유통 및 석유관련 제품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이란산 원유 수입 물량은 지난해 기준으로 8718만4000 베럴로 전체 수입량의 9.4%를 차지한다.

정부는 그동안 유럽의 대이란 제재에서 예외를 인정받기 위해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이번에 예외조항을 인정받지 못했다. 정부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우선 정부의 이란산 원유를 대체할 다른 지역의 원유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

이날 오전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선 석유수입 구조을 다변화하기 위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령 개정령안이 의결됐다. 시행령은 아프리카 지역 등 중동 외 지역에서 수입하는 원유에 대한 수입부과금 감면 조건인 '1년 이상 장기공급계약' 조항을 폐지하도록 했다. 또 전자상거래를 이용할 경우 수입부과금을 환급해주는 내용도 담겼다.

지식경제부는 "이란산 원유수입이 중단되도 국내 산업 및 경제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석유 수급과 이란 교역을 중심으로 다각적인 대응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사는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 두 곳이다. 이들은 올해 초부터 이란산 대신 카타르산 원유, 브렌트유 등으로 수입 유종을 다변화하면서 이란산 수입 중단에 대비해 왔다.

정유사들은 최근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이 당장 유가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체 원유 수입량중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는 점도 유가에 제한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하는 근거다.

하지만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이 장기화된다면 국제유가 불안현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안정적인 석유 공급처를 찾기 위한 각 나라 정유사들의 경쟁이 심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해 대체 물량 확보 작업에 고심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어느정도 예상했던 일인 만큼 다른 산유국에서 대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또 기존 중동 산유국에서 원유 수입량을 증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음달 초 이란 핵협상 등의 상황을 계속 체크하면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도 "다른 산유국에서 대체 물량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시장에서의 현물거래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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