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주한 이란 대사가 우리나라의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방침과 관련 한국 제품의 전면 수입 중단 가능성을 경고했다. 한국 주재 대사가 상대국의 정책 결정을 직접 경고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흐마드 마수미파르(Ahmad Masumifar) 주한 이란 대사는 이날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이번 조치를 실행하면 이란도 한국산 제품 수입을 완전히 중단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수미파르 대사는 "최근 한국 정부의 유례없는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결정으로 양국 관계의 손상을 막으려는 이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정부에 자국 원유를 계속 수출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제안을 해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했다.

마수미파르 대사가 한국이 원유 수입을 중단하면 '상호주의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적은 있지만 대응 방식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란이 한국 제품 수입을 금지하면 이란과 거래해온 국내 중소기업 2700여곳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나라의 대이란 수출은 2009년 40억 달러, 2010년 46억 달러, 2011년 60억 달러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유럽연합(EU)이 다음달 1일부터 이란 원유 수입 관련 보험과 재보험 제공을 중단함에 따라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주한 이란 대사가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며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것이 아니냐"고 분석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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