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한국수자원공사 소속 직원이 경인아라뱃길에서 취재기자 입회하에 수질 측정을 위한 샘플을 채집하고 있다. 사진=김봉수기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경인아라뱃길 수질을 둘러 싼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공개 수질 조사까지 하면서 의혹 해소에 나섰지만 환경단체ㆍ국회에서 조작 논란이 제기되는 등 혹 떼려다 혹 붙인 꼴이 됐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27일 경인아라뱃길 4개 지점에서 5개 샘플을 취수해 국립환경과학원에 의뢰ㆍ분석한 결과 화학적산소요구랑(COD)가 3.7~4.5mg/ℓ로 나타났다. 지점 및 샘플 별 분석 결과는 인천터미널 부근 표층수는 4.0mg/ℓ, 시천교 표층수 4.0mg/ℓ, 계양대교 부근 표층수 4.1mg/ℓㆍ하층수 3.7mg/ℓ, 김포터미널 표층수 4.5mg/ℓ 등이었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지난 7일 인천 환경단체들이 15곳에서 채취한 샘플을 김진한 인천대학교 교수팀에 분석해 발표한 수질 조사 결과와 상반된 것이다. 당시 인천 환경단체들은 15곳의 샘플에서 COD 농도가 9~14mg/ℓ로 나타나 하천 수질로는 최악에 해당된다고 밝혔었다.

수공의 이날 조사한 대로라면 경인아라뱃길의 수질은 팔당댐 상수원이나 한강만큼 깨끗한 셈이다. 하류에서 가장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상수원인 팔당댐의 COD농도는 3.8~4㎎/ℓ이고 한강 서울 영등포 지점은 4.6㎎/ℓ수준이다.

수공 관계자는 "환경단체와 대립하려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서 이번 시험을 실시했다"며 "경인아라뱃길을 찾는 시민들의 불안감이 다소나마 해소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문은 여전하다. 인천 환경단체 측은 우선 지난해 12월 수공 측이 공개했던 사전환경영향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환경단체가 공개한 사전환경영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수공은 경인아라뱃길 10개 지점에서 1년간 수질을 조사한 결과 COD 농도가 7.6~19.8mg/ℓ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유속이 느린 호소형 하천인 운하인데다 하천 수질로는 최악인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침출수 처리수까지 1일 3000t씩 유입되는 경인아라뱃길의 수질이 6개월 새 이렇게 좋아질 수는 없다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이에 환경단체 측은 수공이 수질 악화 논란이 일자 해수ㆍ한강물 유입을 늘려 '물타기'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수공이 매립지침출처리수를 차단한 후 해수와 한강물로 물갈이를 열심히 했고 충분히 물에 물타기한 다음에 언론을 상대로 이벤트를 한 것 같다"며 "개통이후 수문과 갑문개방횟수와 소통량을 확인해보면 수공의 꼼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사무처장은 이어 "인천시와 지역 국회의원이 조만간 조사를 할 것으로 아는데 결과가 주목된다"며 "학술단체ㆍ환경단체ㆍ관련 기관들이 모여 조사 방법 등에 대한 합의를 한 후 공동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의 의뢰로 수질을 분석했던 김진한 인천대 교수도 "이렇게 짧은 시간안에 수질이 그정도로 개선되려면 해수나 한강물을 유입시키는 방법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에서도 의혹이 나오고 있다.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을)은 28일 보도자료를 내 "아라뱃길 주운수로내의 2011년도 COD 평균은 8.6~19.8㎎/ℓ"이라며 수질 악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수공에서 작성한 '경인아라뱃길사업 통합 사후환경영향조사'를 봐도 2011년 COD를 목표수질 내에서 유지한곳은 총 6곳 중 1곳에 불과하다"며 "수질오염과 부영양화의 주원인으로 조류의 성장을 돕는 역할 때문에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총인 (T-P)의 경우도 공사 시작 전부터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어 "2010년 COD 평균이 5등급이었던 시천교 지점은 6등급으로, 4등급이었던 귤현가교 지점은 5급으로 1등급씩 떨어졌다"며 "수질 논란의 핵심은 몇 등급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확한 현재 수질 상태가 어느 정도이고, 앞으로 어떻게 관리해 나갈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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