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하반기 주택시장은 지역에 따라 각개전투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매매시장은 수도권과 지방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극과 극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이 내다본 하반기 아파트 시장이다. 최근 나타내고 있는 양극화 현상이 그대로 이어지면서 침체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전세시장은 어둡지는 않다.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찾아간다는 것이 박 팀장의 분석이다. 수도권 주택시장이 침체기를 달리는 이유 역시 관련 규제를 꼽았지만 하반기에는 복합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어 침체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도권은 단순히 DTI규제, 값싼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에 따른 시장 침체로 보기에는 미흡한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지방 세종시나 혁신도시로의 공무원과 공기업 임직원등 파워엘리트(권력집단)의 수도권 이탈, 임대소득 중심의 부동산자산 시장 재편 등이 구조적 문제가 겹친 것으로 봐야 하는 거죠.”

문제는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소비층의 이탈이다. 그동안 파워 엘리트는 주택시장에서 중요한 존재로 꼽혀왔다. 이들이 서울과 수도권을 벗어나 지방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수도권 주택 수요층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파워 엘리트들이 지방으로 이동하고 있는 세종시나 지방 혁신도시 아파트 경기가 좋은 편입니다. 이들이 빠져나간 수도권 주택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 때문에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에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팀장은 임대소득 중심의 부동산 자산시장 재편에 주목하고 조언했다.

베이비 부머들의 은퇴가 잇따르면서 월급을 대신할 수 있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아파트는 임대소득이 워낙 낮아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들이 찾는 것은 월세가 나오는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원룸주택입니다. 하지만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대부분 아파트입니다. 이러다보니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엇박자인 셈이죠.”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현재 수도권 주택시장을 더욱더 약하게 만드는 셈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가격이 급락한 버블세븐지역에서는 추가적인 급락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유는 한국에만 있는 ‘전세’제도 때문이다.

“일본처럼 주택시장이 장기불황 올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세계유일의 전세제도가 있는데다 DTI안전망,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주택보급률 등을 감안해서 그렇죠. 부동산 가격은 많이 올랐기 때문에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래서 본격 회복을 위해서는 좀 더 에너지 비축작업이 필요해 보입니다.”

하반기 주택시장 변수는 ‘유렵 재정위기’ 확산이 가장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금융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실물경기까지 전이된다면 주택시장은 회복까지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세시장은 비교적 좋은 관망세가 나왔다. 전세시장은 강남권 일부 재건축 아파트 철거 이주수요가 늘면서 시장이 어지러울 수 있겠지만 2년동안 전세가격이 급등했고 실물경기가 위축되면서 고가 전세 소비여력도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 큰 이유다.


이코노믹 리뷰 최재영 기자 som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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