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보험금을 노리고 아내, 동생, 처남을 모두 살해한 뒤 16년만에 붙잡힌 인면수심 40대가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이선혁 부장검사)는 12일 살인 및 살인미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박모(45)씨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동두천 지역 폭력배 출신인 박씨는 지난 1996년 10월 조직 후배 전모(36)씨를 동원해 부인 김모(당시 29세)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위장해 보험사로부터 1억 2420만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부인을 살해한 뒤 사고를 위장해 보험금을 타내는데 성공한 박씨가 이후 경제적인 문제가 생길 때마다 주변 사람들을 살해해 돈을 받아내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검찰 조사 결과 부인을 살해한 이듬해 본인의 동생 명의로 거액의 보험에 가입한 박씨는 1998년 동생에게 약을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뒤 역시 교통사고로 위장한 보험사기를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씨는 또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내연녀의 남편을 죽여 보험금을 나눠 갖기로 하고 동서지간인 신모(40)씨를 끌어들여 2006년 피해자 김모씨를 살해하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김씨에게 수면제를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도로 위에 내려놓고 차로 치어 죽이려다 실패했다. 검찰 수사 결과 박씨 일당과 내연녀 최씨는 김씨를 죽이는 데 실패하자 보험사를 속여 김씨의 입원 및 수술비 명목으로 3000여만원의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이 같은 해 처남을 상대로 약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차에 태운 채 교각을 들이받고 교통사고로 위장해 보험사들을 상대로 12억 1867만여원을 받아낸 혐의도 적용했다.

돈을 목적으로 가족들에 대한 살인행각을 이어가던 박씨의 범행은 올해 3월 제보를 입수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며 막을 내렸다. 박씨는 부인 김씨와 내연녀의 남편 김씨를 상대로 한 혐의만 시인하는 태도를 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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