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포스텍(POSTECH) 연구팀이 인간의 노화와 고령화 예측이 가능한 생존곡선 수학모델을 개발해 화제다.

12일 포스텍에 따르면 신소재공학과 원병묵·제정호 교수팀은 노화와 고령화 예측이 가능한 생존곡선 수학모델을 개발하고, 네이처가 발행하는 온라인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지를 통해 연구성과를 연달아 발표해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재나 부품처럼 간섭요인이 적은 분야와 달리 인간의 수명은 생물학·비생물학적 간섭요인이 많아 전공자로서도 생존곡선의 수학적 표현이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비전공 연구팀이 이 같은 성공적인 성과를 내놓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생존곡선은 연령별 생존율을 연령에 따라 나타낸 것으로, 생존곡선을 수학적으로 나타낼 경우 노화나 고령화 추세의 해석과 예측이 가능해진다. 수많은 연구팀들이 생존곡선 수학모델 연구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소재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성과를 끊임없이 내놓았던 연구팀은 재료공학의 필수연구였던 소재부품의 수명을 예측, 설계하는 연구를 진행하던 중 우연히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Berkeley)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가 공동으로 노화연구를 위해 인간의 수명과 관련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한다는 사실을 접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발표해온 소재부품 연구의 모델을 인간수명에 접목해보고자 학문의 장벽을 넘어 인간의 생존곡선 연구에 돌입했다. 그 결과 지난 2011년 스웨덴 여성인구의 생존곡선을 나타내는 모델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이 성과는 인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여러 동물의 생존곡선에도 적용되는 등 제출한지 9일 만에 편집자가 게재승인을 하는 등 학계에서도 이례적인 반응을 보였다.

올해 11일자로 발표된 연구성과에서 연구팀은 대표적 선진국으로 꼽히는 영국, 프랑스, 미국, 스웨덴, 스위스, 일본과 호주의 생존곡선에 수학모델을 적용, 생존곡선의 시대적 추세를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이 논문에서 연구팀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인간의 수명은 더욱 더 늘어나고 인구는 점차 고령화돼가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현재 추세에서 미래의 수명과 고령화 속도를 예측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원병묵 연구교수는 "이번에 발표한 수학모델은 국내 의료 및 복지 정책이 향후 수명과 고령화에 미치는 영향을 해석하는 등 생명과학분야 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분야 등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며 "특히 생물학 및 의학적 관점에서 노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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