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 A씨는 대부업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한 업체로부터 투자금에 대해 연 20%의 이자를 주겠다는 투자권유를 받았다. 고민끝에 지난해 9월 3억8800만원을 투자했지만, 이자는 커녕 투자원금도 현재까지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해당 업체는 등록된 대부업체도 아니었다.

## B씨는 백화점 매점 오렌지주스 판매 사업을 해보라는 권유와 함께 매월 4%의 이자를 약속받았다. 작년 4월 1억원을 투자했지만 이자 명목으로 1600만원을 받은 이후 이자와 원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현혹, 자금을 모집한 유사수신업체 35곳이 적발됐다. 관련 행위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중 유사수신 혐의업체 35개사를 적발하고 수사기관에 통보했다고 19일 밝혔다. 유사수신이란 인·허가나 등록신고 없이 불특정 다수로부터 원금 이상의 금액 지급을 약속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말한다. 관련법에 의거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는 범죄 행위에 속한다.

유형도 가지각색이다. ▲지자체에 대부업 등록을 하고 정상적인 대부업·채권추심업을 위장하고 고리의 이자를 제시하거나 ▲백화점 매점 등에서 판매사업을 가장하고 고수익을 약속 하거나 ▲실체가 없거나 부실한 비상장주식을 상장시켜 단기에 큰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며 부실 비상장주식을 고가에 매도하거나 ▲부동산 개발 사업을 가장하고 고수익 미끼로 자금을 모집하는 것이 대표적인 유형이다. 이밖에 다단계 판매, 카지노머신판매, 인터넷 쇼핑몰, 농수산물 납품 등의 형태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더욱 지능적인 수법으로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면서 "원금을 보장하고 월 4%, 연 48% 등 터무니없는 고수익을 약속하는 곳은 유사수신업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너지, 바이오, 웰빙사업 등 미래 신사업에 투자할 것을 권유하거나 유명 연예인 또는 정·관계 인사와 친분을 과시하며 접근할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유사수신행위가 의심되는 업체로부터 투자권유를 받는 경우 서민금융119(s119.fss.or.kr)에서 제도권금융회사 여부를 확인하고 투자전에 금감원에 상담을 받아야한다"고 조언했다.

금감원은 지능화된 유사수신행위 적발을 위해 결정적 제보에 대한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제보 건 중 심사를 거쳐 건당 30만~1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포상금은 2010년 1690만원(41명), 지난해 1500만원(38명), 올해 상반기 960만원(20명)이 지급됐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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