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19일 금융회사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실토한 금융회사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권 원장은 "우리가 파악하기엔 은행과 증권사 모두 (리니언시가) 없다고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일부 언론은 한 금융회사가 과징금 감면을 노리고 공정거래위원회에 CD금리 조작을 인정, 이를 자진신고한 '리니언시(Leniency)'를 했다고 보도했다.

은행이 CD 금리 조작을 주도하거나 가담했을 가능성도 낮게 봤다. 권 원장은 "자금조달 부서가 CD 발행을 담당하는데 굳이 금리를 높여서 조달 비용을 비싸게 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CD금리 조작 의혹에 대한 조심스런 접근을 당부했다. 권 원장은 "CD 금리가 오랫동안 떨어지지 않으면 의심할 수는 있지만, 결론도 나기 전에 금융회사들을 `파렴치범'으로 몰고 가는 건 적절치 않다"며 "자칫 국내 금융시장의 대내외 신뢰만 추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단정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CD 금리의 짬짜미 여부에 대한 조사는 금감원의 권한 밖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회사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2007년 공정위와 중복검사를 최소화하는 양해각서(MOU)를 맺었는데, 그때부터 짬짜미는 공정위가 맡기로 '교통정리'가 됐다는 설명이다.

CD 금리가 지표금리로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개선책을 내놓지 못한 이유와 관련해서는 "개선책이 늦어진다고 비난하면 달게 받겠다"면서도 "금융 전반의 제도는 금융위원회, 금리는 한국은행이 주무 기관"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정위 조사 결과 CD 금리 조작이 사실로 밝혀지면 우리도 조치할 수 있는 게 뭔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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