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 침해로 25억2500만 달러, 원화로 2조90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24일(현지시간) 애플은 오는 30일에 열릴 특허침해 본안소송 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연방법원에서 "삼성전자가 '아이폰'과 '아이패드' 특허를 침해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만들어 금전적 피해를 입혔다"고 고소장을 통해 밝혔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자사의 특허침해를 통해 부당하게 벌어들인 돈이 20억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또한 애플의 이익 감소액 5억달러와 2500만달러의 로열티 수수료까지 합해 총 25억2500만달러에 이르는 손해를 봤다고 전했다. 애플은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베끼는 방식으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 자리를 빼앗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애플은 삼성전자의 기기 1대당 31달러가 넘는 로열티 요구하며 소송 대상이 된 특허를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애플은 디자인 특허 사용에 관해 단말기 1대당 24달러를 요구했고, 화면 속 문자를 보기 위해 상하 좌우로 움직이게 하는 스크롤링 기술에 대해 대당 3.10달러, '탭투줌' 기술과 화면을 맨 끝으로 내리거나 올리면 튕겨져 올라가는 '바운스' 기술에 대해 각각 대당 2.02달러를 요구했다.

이에 삼성은 "애플이 터무니없이 많은 폭리를 취하기 위해 합법적인 경쟁을 억제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했다"고 맞받아쳤다. 삼성은 애플이 자사 통신 특허기술을 사용한 것에 대해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면서 "(이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애플이 이동통신 사업자로서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애플은 삼성의 무선기술 특허 사용에 따른 로열티로 대당 0.0049달러(원화 5.6원)씩만 내겠다고 제안, 엄청난 입장 차이를 재확인시켰다.

스탠포드대 법학대학원의 마크 렘리 교수는 "애플이 삼성에 요구하는 금액은 어마어마한 양"이라며 "애플이 25억달러를 얻게 된다면 역사상 최대의 특허분쟁 승리로 기록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삼성과 애플은 루시 고 새너제이연방법원 판사 주재로 오는 30일부터 본격적으로 특허 침해를 둘러싼 시비를 가린다. 앞서 애플의 팀쿡 대표와 삼성전자 최고경영진들은 지난주 법원 중재로 모여 합의 해결을 시도했지만 의견 합치를 이루지 못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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