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원더스>. 다른 구단에서 방출·퇴출당한 선수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줄 목적으로 창단된 우리나라 최초의 독립구단이다. 이곳 출신으로 첫 프로무대를 밟은 데 이어 1군행까지 거머쥔 투수가 최근 화제가 됐다.

<록키>. 퇴물 복서 록키 발보아의 재기를 그린 영화다. 빈민촌에서 근근이 살아가던 별 볼 일 없는 복서가 맹훈련을 통해 헤비급 세계 챔피언을 다운시키며 인간 승리를 거둔다는 내용이다.

얼마 전 타계한 <스티브 잡스>. 자신이 창업한 애플에서 자신이 영입한 전문경영인과의 마찰로 인해 쫓겨났고 실패한 천재라는 낙인이 찍힌 채 오랜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최고의 창조적 아이디어를 쏟아내며 멋지게 재기에 성공한 그를 어찌 기억하지 않을 수 있을까.

대뜸 ‘실패 예찬론’을 펼치자는 게 아니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가 끝났다는 세상에서, 그래도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듯하다. 하지만 실패를 딛고 일어선 사람들이 있다. 통계 속의 한 명이지만, 그들의 삶은 오롯이 자신의 것이다. 이들의 이야기에서 실패가 인간을 얼마나 성숙하게 하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장기 불황의 시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가는 경제 위기에 치이며 자금난에 허덕인다. 실업자들 사이에서는 젊은이와 시니어 나름대로 취업이 어려운 현실에 맞닿아 있다. 더구나 일자리를 찾지 못한 실업자와 퇴직자가 창업을 선택하여, 가뜩이나 난립 양상을 보이는 자영업 경기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실직, 폐업 등으로 몰락해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들이 우리 사회 여기저기서 속출한다. 실패가 용인되지 않는 이 나라에서 낙오한 주자는 재기의 기회가 녹녹치 않다. 퀴즈 프로그램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은 패자부활전을 두고 있다. 시청자들도 원한다. 아쉽게 떨어진 출전자에게 재기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역전 드라마를 보고 싶어 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여기, 추락했다가 다시 일어나기 위해 패자부활전을 펼치는 사람들이 있다.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 드라마나 영화 속 주인공만큼 화려하고 눈부신 비상은 아니지만 재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들의 감동적인 패자 부활기를 전한다. 이를 통해 어려운 이들에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의지를, 우리 사회엔 패자의 재기를 응원하는 건강한 풍토 조성에 대한 바람을 담아본다.


이코노믹 리뷰 전희진 기자 h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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