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친애하는 마크 저커버그씨에게..”로 시작하는 한 공개서한이 미국 IT산업의 산실 실리콘밸리를 뒤흔들고 있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자신들의 사업영역을 위협하는 벤처기업을 강압적으로 인수하려 했다는 내용이다.

2일 경제전문매체 CNN머니에 따르면 소셜네트워크 플랫폼 개발 벤처인 앱닷넷(App.net)의 설립자 달튼 콜드웰은 지난 1일 자신의 블로그에 페이스북 설립자 저커버그에 대한 편지 형식의 글을 게시하고 페이스북이 자신들의 막강한 힘을 이용해 사업에 장애가 되는 벤처사업체를 위협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콜드웰은 “지난 6월13일 페이스북 본사에서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페이스북 플랫폼 참여 설명회가 열렸으며, 우리는 여기에 참석해 새로 개발한 iOS(애플 모바일 운영체제) 기반 페이스북용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시연할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설명 도중 우리의 제품이 최근 페이스북이 내놓은 ‘페이스북 앱 센터’와 기능이 상충관계라는 대목에 이르자 분위기가 이상하게 변했다”면서 “페이스북 관계자들은 ‘당신들이 만든 제미있는 제품’과 경쟁을 원하지는 않는다며 인수를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콜드웰은 “페이스북 관계자들은 우리의 제품이 페이스북의 수익에 장애가 될 것임을 명확히 했으며 심지어 자신들의 인수 제안은 매우 친절하고 관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언급했다. 말이 인수제안이지 “팔지 않으면 뭉개 버리겠다”는 협박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CNN머니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전에도 유망 벤처를 인수한 다음 사장시켜버린 적이 있었다. 체크인 서비스 고왈라(Gowalla), 출판사 푸시팝프레스(Push Pop Press), 모바일 즐겨찾기 서비스 스풀(Spool), 모바일 앱 제조사 아크릴릭소프트웨어 등이 이처럼 페이스북에 ‘흡수’됐다는 설명이다.

콜드웰 자신도 이같은 방식으로 첫 벤처사업체를 잃은 적이 있었다. 소셜음악공유서비스 아이밈(imeem)이 2009년 말 당시 SNS업계 ‘대세’였던 마이스페이스(Myspace)에 인수됐고, 마이스페이스는 즉시 서비스를 중단시켰다.

콜드웰의 글은 빠르게 알려졌으며 IT업계 관련 웹사이트마다 수많은 댓글이 달리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구글의 빅 군도트라 엔지니어링담당 부사장은 자신의 구글플러스 페이지에 이 글을 링크하고 “콜드웰의 글은 왜 구글이 지금까지 외부 개발자들을 위한 독자적 소셜 플랫폼을 내놓지 않았는가에 대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콜드웰은 “공개적으로 페이스북을 비난한 글로 인해 마치 벌집을 쑤신 듯 시끄러워졌지만, 후회하지 않으며 신중하게 결정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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