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오는 8일부터는 소와 쌀을 비롯해 공작기계 등 동산을 담보로 대출이 가능해진다. 올해 말까지 대출이 가능한 액수는 최소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전국은행연합회는 국내 은행들이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계ㆍ기구, 재고자산, 농수축산물 등 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상품을 새롭게 개발해 8일부터 판매 개시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대출 상품에는 공작기계와 사출성형기 등 범용성 기계기구, 후판·철근 등 원자재, 냉동 보관 중인 수산물 또는 축산물, 생육 중인 소, 쌀 등의 동산이 담보 대상으로 취급된다. 또 향후 관련 인프라 등 제반 여건을 감안해 상품 범위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은행권은 올해 말까지 최소한 2000억원 이상의 동산담보 대출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올 5월 말 현재 공장저당법 등 개별법에 근거해 은행권에서 취급한 동산담보대출이 759억원(전체 기업대출 609조원의 0.01%)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3배 정도 늘어난 금액이다.

또 동산담보 제공 기업에게는 부동산 담보와 신용대출한도 이외에 별도의 동산담보 대출한도를 부여하고 대출금리는 신용대출금리보다 평균 0.8%포인트 낮게 적용해 기업들의 자금사정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앞으로 담보관리비 등 취급비용이 감소하는 경우 금리 인하폭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 판매 초기에는 동산담보 대출의 부실 수준을 예측하기 곤란하기 때문에 당분간 부동산 담보대출의 취급대상 신용등급보다 평균 1등급(총 10등급 기준) 정도 높고 업력이 3년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취급된다.

이와 함께 은행들은 동산담보대출제도의 조기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각 행 본점 내 '동산담보대출 전용 상담센터(가칭)'를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상담센터는 중소기업 고객뿐만 아니라 영업점 직원을 대상으로 동산담보대출 취급에 필요한 절차 등을 안내하게 된다.

연합회 관계자는 "중소기업에게는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이 확보되고, 신용보강에 따른 금리감면 효과도 기대된다"면서 "또 은행은 부동산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보다 적극적인 대출을 취급할 수 있게 되고 담보권을 설정한 동산이 적격담보로 인정돼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이 경감됨에 따라 여신 건전성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동산담보에 대한 감정평가업무 확대, 중고기계 유통시장 활성화 등으로 관련 서비스업종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부대 효과도 연합회 측은 기대하고 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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