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녹색빛으로 뒤덮힌 서울 한강 (자료=서울시)

자료=서울시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서울 한강에 지난 2008년 7월 이후 4년만에 처음으로 조류주의보가 발령됐다.

서울시는 2회 연속 주의보 기준을 초과한 강동대교~잠실대교 구간에 대해 조류주의보를 오후 2시를 기해 발령했다고 9일 밝혔다.

시는 상수도연구원에서 지난 8일 잠실수중보 상류 5개 취수원(강북, 암사, 구의, 뚝도, 풍납)에 대해 조류검사를 실시했다. 지난 1일에 이어 두번 째 검사였다. 검사결과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클로로필-a와 남조류세포수가 조류주의보 기준을 초과해, 한강에 조류주의보가 발령된 것.

이로써 지난 2000년 이후 서울 한강에는 총 6차례 조류주의보가 발령됐다. 지속일수는 평균 17일 정도였다.

김병하 서울시 도시안전실장은 "기상청에서 오는 10일 부터 일주일 동안은 구름이 많은 날씨로 강수량도 적거나 없을 것으로 내다봄에 따라 조류주의보 상황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에 검사한 클로로필 농도는 지난 주 12.8~27.4㎎/㎥에서 금주 14.3~34.2㎎/㎥으로, 남조류세포수는 지난 주 240~820cells/mL에서 1180～4470cells/mL으로 조류주의보 기준에 2회 도달했다. 특히 남조류의 우점종은 지난 1일과 마찬가지로 아나베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조류로 인한 독성 여부도 검사에 착수했으며 그 결과는 오는 10일께 나올 예정이다. 지난 1일 채수한 시료에서는 원·정수 모두 독성물질을 확인되지 않았다.

시는 지난 3일 팔당댐지점에 조류주의보가 발령되고 서울시 상수원에 1일자 검사결과 조류주의보 수준으로 조류가 검출됨에 따라 흙냄새 물질(지오스민) 농도를 기준치(20ppt) 이내로 관리하기 위해 전염소를 중염소로 전환하고 분말활성탄을 주입하고 있다.

지난 7일 잠실수중보 하류구간에 대해 실시한 조류 검사 결과 남조류가 한강 하류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로로필 농도는 지난 주 24.2~43.5㎎/㎥에서 금주 40.2~72.2㎎/㎥으로, 지난 주 검출되지 않았던 남조류세포수는 975~2730cells/mL으로 증가돼 조류주의보 기준에 도달하였으며 오는 15일에 2차 검사를 실시해 조류발생 상황을 판단할 계획이다.

김 실장은 "잠실수중보 하류에서도 점차 조류가 증가함에 따라 지난 2000년과 2006년 상수원구간과 잠실수중보 하류구간 등 한강 전 구간에 조류주의보가 발령됐던 양상과 유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고 무해하지만 수돗물에 냄새가 날수 있어 적절한 정수처리로 충분히 대처 가능한 상황"이라면서 "피부가 예민한 경우 수상 레크리에이션을 자제해 줄 것과 수돗물에서 냄새가 나는 경우 끓이거나 차게 하여 이용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류주의보는 클로로필-a 농도와 남조류 세포수 등 두 가지 기준을 가지고 발령을 결정한다. 식물플랑크톤 농도를 간접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인 클로로필-a는 15mg/㎥ 이상일 경우 조류주의보, 25mg/㎥ 이상일 경우 조류경보, 100mg/㎥ 이상일 경우엔 조류대발생 기준이 된다. 또 남조류 세포수는 ㎖당 500셀(cell)이상일 때 조류주의보, 5000셀/㎖ 이상은 조류경보, 100만셀/㎖ 이상이 조류대발생의 기준이다.

대신 두 가지 기준에 모두 도달해야 발령되는데, 예를들어 조류주의보 발령은 클로로필-a 농도 15mg/㎥ 이상과 남조류 세포수 500셀(cell)이상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 측정 횟수도 연속 2회 이상이 돼야 발령이 가능하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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