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체조 요정' 손연재가 2회전 연속 훌륭한 연기를 선보이며 사상 첫 올림픽 결선 진출의 청신호를 밝혔다.

손연재는 9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에서 후프와 볼 연기로 각각 28.075점과 27.825점을 받았다. 총점 55.900점으로 전체 24명 중 4위에 해당하는 높은 기록이다.

이날 손연재는 1회전 9번째로 등장, 차이코프스키의 발레곡 '호두까기 인형'을 배경으로 연기를 펼쳤다. 물 흐르는 듯한 연기에 여유 있는 표정이 돋보였고, 고난이도 동작도 실수 없이 소화해냈다.

좋은 연기에 심사위원들 역시 호평을 보냈다. 난도 점수 9.500점, 예술 점수 9.350점, 실시 점수 9.225점 등 모두 부문서 9점 이상의 고득점을 부여했다. 역대 최초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예브게니아 카나에바(러시아)가 같은 종목에서 28.100점을 받은 것만 봐도 손연재가 선전했음을 알 수 있다.

손연재는 2회전에선 10번째로 등장, 라임라이트의 '내 마음의 멜로디'를 배경으로 연기를 펼쳤다. 자신감 넘치는 연기로 관중들의 많은 박수를 이끌어냈다.

특히 이전 대회에서 불안함을 보였던 동작에서 큰 실수가 없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마무리 동작에서 잠시 볼을 놓치긴 했으나 큰 감점 요소는 아니었다. 지난 7월 민스크 월드컵 당시 공을 완전히 놓치는 결정적 실수와 비교해도 큰 문제는 아니었다.

이번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난도 점수 9.275, 예술 점수 9.400점, 실시 점수 9.150점 등 총점 27.825점을 기록했다.

2회전 연속 고득점을 받은 손연재는 결선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10일 열리는 곤봉, 리본 두 종목에서도 선전한다면 한국 선수로서는 사상 첫 올림픽 리듬체조 결선에 전출하게 된다. 리듬체조는 예선 상위 10명이 결선에 진출, 11일 최종 메달리스트를 가린다.

손연재는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 이후 급성장을 거듭했다. 올해 출전한 다섯 차례 월드컵에선 네 번이나 개인종합 10위권에 들었다. 4월 러시아 펜자월드컵 후프 종목에선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4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진 불가리아 소피아월드컵에서도 리본 종목 동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직전 열린 벨라루스 월드컵에선 종합 9위에 오르며 전망을 밝혔다. 꾸준한 성적 덕에 세계랭킹은 5위까지 올라섰다. 명실상부 아시아 최강자로 꼽힌다. 실력 면에서 결선 진출은 얼마든지 달성 가능한 목표다.

한편 강력한 금메달 후보 다리아 드미트리예바(러시아)는 57.800(29.000+28.800)으로 중간 순위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카나예바가 57.625점(28.100+29.525)으로 이어 2위를 달렸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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