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지난달 서울에서 감정가격 보다 비싸게 낙찰되는 경매아파트가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부동산경매사이트 부동산태인이 지난 7월 경매에서 낙찰된 서울 소재 아파트 물건 215개를 조사한 결과 감정가 이상 '고가 낙찰'은 전무했다. 최근 5년 동안 처음있는 일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물건의 월별 고가낙찰 추이를 보면 1월 5건, 2월 2건, 4월 4건, 6월 8건 등을 보였다. 과거에 비해 물량이 적기는 하지만 중소형(전용 84㎡ 이하) 물건을 선호하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꾸준히 고가낙찰이 이뤄져 왔다.

지난 7월 낙찰된 서울 소재 아파트 물건 중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한 물건은 송파구 거여동 59.73㎡(25평형) 아파트였다. 감정가 4억원인 이 물건은 올 3월 처음 경매에 나와 2회 유찰을 거쳐 3억7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은 중소형대 물건인데다 입지가 좋고 권리관계가 깨끗해 고가낙찰이 예상됐던 물건이다. 실제로 입찰경쟁률도 9:1로 치열했지만 정작 낙찰가율은 92.5%에 머물렀다.

인천의 경우 지난 6월, 7월 두 달 동안 고가낙찰 물건은 전무했다.

이 같은 추세가 반영되면서 수도권 소재 아파트 물건의 7월 낙찰가율도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7월 74.62%를 기록하며 지난 6월에 비해 0.76% 하락했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강남3구 낙찰가율도 6월 77.56%에서 7월 74.24%로 3.32%p 하락하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경기도 아파트경매 낙찰가율은 6월 76.28%에서 7월 76.90%로 0.62%p 올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평촌과 용인 지역 아파트 낙찰가율 상승에 힘입은 것으로 관측된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부동산경기 침체 장기화로 아파트 매수세가 실종됨에 따라 아파트 구매에 대한 매력도가 동반 하락했다"면서 "'하우스푸어'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며 수요자들의 경각심이 커진 부분도 낙찰가율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정 팀장은 이어 "특히 불경기에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던 중소형대 아파트 물건에서도 고가낙찰 사례가 사라졌다는 것은 실수요자들의 아파트 구입 의지가 한풀 꺾였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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