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특허침해 문제로 세기의 대결을 펼친 애플과 삼성의 법정공방은 삼성의 판정승으로 매듭지어졌다. 애플의 디자인 침해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반면, 애플이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는 표준기술은 삼성의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배준현 부장판사)는 25일 삼성전자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낸 특허권침해금지 등의 소송에서 표준기술 2건의 특허침해를 인정하고 4000만원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삼성의 특허기술 2건의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며 "아이폰 3GS, 아이폰4, 아이패드 1.2등 침해가 인정된 기술을 구현한 제품은 모두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프랜드 선언과 관련해서는 "표준특허를 실시했다고 해서 라이센스 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삼성의 특허침해자에 대한 금지청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재판부는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 침해금지 등 소송에 대해서는 특허 1건만을 침해로 인정하고 디자인권 침해와 부정경쟁행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삼성이 애플의 120특허(바운스백)를 침해한 것으로 보아 Galaxy S2등 제품 판매를 중단, 보관중인 제품은 모두 폐기를 명한다"며 그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2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미 널리 쓰이는 디자인을 공유하고 있다고 해서 두 디자인이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며 "이동통신기기의 디자인은 작은 변화에도 전체적인 심미감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디자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애플의 부정경쟁행위 주장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은 제품의 외관 외 운영체제, 성능, 상표 등 종합요소를 고려해 제품을 선택하므로 양사의 제품을 혼동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특허침해에 해당하는 기술을 구현한 제품 폐기 명령에 대한 실제 집행은 삼성과 애플이 각각 판결문과 집행결정문 등을 송달받은 시점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박나영 기자 boh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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