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독도문제와 관련해 기존의 주장을 다시 한번 되풀이했다. 한국 정부는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다"며 즉각 항의했다.

노다 총리는 24일 오후 독도ㆍ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들어 일본 영유권을 둘러싼 사안이 잇달아 발생해 유감스러우며 간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영토문제와 관련해 단호한 태도로 물러설 수 없는 각오로 임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노다 총리는 이어 "의연한 태도를 갖고 굳은 각오로 문제해결에 임하겠다"며 독도문제와 관련해 국제사법재판소(ICJ)를 통해 해결하자는 기존의 주장을 다시 한번 되풀이했다. 노다 총리의 이같은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논거는 기존과 달라진 점이 없다. 분쟁지역인 만큼 국제기구를 통해 해결하자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에 "독도는 분쟁지역이 아니기에 응할 가치조차 없다"는 반응이다.

우리 정부는 이날 노다 총리의 발언에 대해 즉각 항의했다.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회견 후 논평을 내고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히 우리의 고유영토인 독도에 대해 부당한 영유권주장을 되풀이한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은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할 게 아니라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한일간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다 총리가 영토문제와 관련해 기존의 주장을 다시 한번 되풀이한 건 분쟁여부를 떠나 최근 독도와 센카쿠열도와 관련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일본 내 보수세력의 주장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 후 중국과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갈등까지 재점화됐고, 이어 이 대통령의 일왕 사과발언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동북아지역에서 영토ㆍ역사문제를 둘러싼 외교갈등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특히 한일간 외교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 대통령의 일왕 사과발언에 대해 노다 총리가 "상식에 일탈했으며 이 대통령이 사죄하라"고 되받아쳤듯 이미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최근 노다 총리의 서한을 둘러싸고 보여준 양국의 대응은 정상적인 외교관례를 크게 벗어났다. 일본은 정상간 친서를 보내면서 내용을 미리 공개했고 한국 정부가 반송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이를 거부했다. 주일 한국대사관이 서한을 되돌려주기 위해 일본 외무성을 방문하려고 하자 '문전박대'하는 등 비상식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청와대는 일본 총리의 이같은 발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우호국 정상간 서로 사죄, 발언철회 등의 발언이 공공연히 오가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이날 노다 총리가 "(한국 정부가)사려깊고 신중히 대응하길 기대한다"는 발언에 대해 조 대변인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고 짧게 되받아쳤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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