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제주는 문재인을 선택했다. 25일 민주통합당 18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위한 첫 경선지인 제주에서 문재인 후보는 압승을 거뒀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제주 경선에서 선거인단 유효 득표수 2만102표 가운데 1만2023표(59.81%)를 얻어 4170표(20.74%)를 얻은 손학규 후보를 제쳤다. 3위에는 김두관 후보가 2944표(14.7%)를 얻었고, 정세균 후보는 965표(4.8%)로 4위에 그쳤다.

문 후보는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후보가 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뛰어넘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문 후보는 "저희가 조직이 아무래도 열세이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덕분에 많은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힘을 모아주자 그런 마음이 모인 결과가 아닐까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2위인 차지한 손학규 후보 캠프의 김유정 대변인은 "아쉬움은 있지만 손학규 후보는 선전했고,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지금부터 시작이고, 남은 동안에 최선을 다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3위를 차지한 김두관 후보는 트위터를 통해 "지지해 주신 제주도민과 동지에 감사드립니다"며 "한번의 전투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울산에서 일어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일단 첫 경선지인 제주에서 압승한 문 후보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첫 경선지인 '제주' 민심이 전체 전국 경선판의 선행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비문재인 주자들이 주장한 '문재인 대안론'은 사실상 붕괴됐다.

이로써 비문재인 주자들의 추격 동력은 힘을 잃게 됐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1위와 2위 주자간의 격차가 30%나 난다"며 "울산과 강원 결과에서 반전이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민주당 경선 레이스는 초반에서 종지부를 짓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문 캠프측은 제주의 승리에 상당히 고무된 상태다. 한 관계자는 "'문풍지대'나 '문재인의 친구들'과 같은 자발적 지지모임들이 활약이 큰 도움이 됐다"며 "제주도 현역 의원의 공개적 지지 없이 자발적 조직으로 선거를 치룬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제주의 현역 국회의원 3명 모두 민주당 의원이었지만 문 후보는 이들의 지원사격을 받지 못했다. 김우남 의원은 손학규 후보를 지원했고, 김재윤 의원은 김두관 후보를 지원했지만 강창일 의원은 중립을 선언했다.

당 안팎에서는 무소속인 우근민 지사의 문 후보 막판 지원 사격이 문 후보의 압승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선을 앞둔 지난 16일 한 신문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50.8%의 지지율 1위를 차지한 것도 사실상 우 지사의 지원 사격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제 승부의 추는 남은 울산, 강원, 충북으로 이어지는 초반 레이스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당초 2% 지지율에 불과하던 노무현 후보는 1차 제주에서 이인제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뒤 2차 울산과 3차 광주에서 승리를 거두며 '이인제 대세론'을 꺾고 당 대선 후보에 오른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은 26일 울산 28일 강원 30일 충북 9월 1일 전북 2일 인천 4일 경남 6일 광주 전남 8일 부산 9일 세종 대전 충북 12일 대구 경북 15일 경기를 거쳐 16일 서울에 마지막 순회경선을 치른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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