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캐나다 관세청(CBSA)이 한국산 탄소강관에 무려 84%의 반덤핑 잠정관세를 부과해 국내 강관업체들의 캐나다 수출에 발목이 잡혔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관세청은 최근 한국을 비롯해 대만·인도·오만·태국·터키·아랍에미리트(UAE) 등 등 7개 나라에서 생산된 탄소강관에 반덤핑 잠정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 중 한국산 제품에는 84%의 높은 잠정관세율을 매겼다.

캐나다 관세청은 지난 5월 한국 등 7개국에서 생산된 탄소강관에 대한 덤핑 및 보조금 조사에 착수해 석달 만에 예비판정을 내렸다. 최종판정은 캐나다 업체들의 피해 현황 파악 등 최대 90일간의 추가 조사기간을 가진 뒤 내려진다.

캐나다 관세청이 한국산 탄소강관을 덤핑으로 본 이유는 주요 원재료인 열연코일의 공급가격이 50% 가량 올랐음에도 상품 가격은 4% 상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즉 한국 업체들이 탄소강관을 저가로 캐나다에 수출했다는 것이다.

캐나다 업체들은 수입 탄소강관의 저가 판매로 인해 매출·수익이 떨어지고 고용 감소 및 시장점유율 하락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입장이다.

국내 탄소강관 생산업체 빅3는 세아제강·현대하이스코·휴스틸 등이다. 이들은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에서 탄소강관 소재인 열연코일을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과거 1984부터 2005년까지 관세가 부과된 한국산 탄소강관은 19%의 반덤핑 관세에도 불구하고 2002년부터 수출이 급증했다. 2002년 547만달러에서 2005년에 반덤핑 관세 철폐 이후 2008년에 최대 수출액 3372만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경기 침체로 수출액이 절반 가량 줄었으나 수출이 다시 회복돼 지난해에는 256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한국산 탄소강관은 지난해 캐나다 전체 수입 탄소강관 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탄소강관 수출 물량 중 캐나다로 나가는 양은 1%대로 미미해 이번 반덤핑 관세로 인한 피해가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강관 수출물량은 약 240만t으로 이 중 캐나다로 수출된 물량은 약 5만t에 불과했다. 올 상반기 캐나다 수출 물량도 약 2만t으로 전체 수출량의 1.4%에 그쳤다.

강관업계 관계자는 "수출 물량이 미국에 집중돼 있고 캐나다 수출량은 많지 않은 탓에 피해가 미미할 것으로 전망돼 별다른 대응과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재료 가격 상승 분을 판매 가격에 모두 전가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캐나다 관세청의 덤핑 판정 근거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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