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적자전환ㆍ워크아웃ㆍ우회상장….'
　
경영 악재에 시달리는 '가구명가' 보루네오가구와 에넥스가 하반기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며 공격 경영에 나선다. 상반기 윤달로 인해 하반기 중 몰린 신혼가구 수요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가구업계 '빅4'로 꼽혔던 이들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에넥스는 최근 하반기 가을시즌을 노리고 부엌가구 6종 등 총 14종의 가구 신제품을 쏟아냈다. 일반적으로 가구업계의 신제품 출시 시기가 상반기에 몰려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부엌가구에는 중저가 제품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블랙과 그레이 컬러가 도입됐고, 붙박이장에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믹스매치 소재가 사용된 것이 특징. 또 신제품을 구입하면 붙박이장을 할인해주는 이벤트도 함께 실시해 신혼가구를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TV홈쇼핑 진출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지난 18일 에넥스가 진행한 부엌가구 런칭 행사에서 판매된 시스템 부엌가구는 총 10억원어치로, 분당 매출 1100만원을 기록했다. 홈앤쇼핑 개국이래 인테리어가구 부분 단일방송 중에서는 최고 매출이다.
　
워크아웃 위기에 놓인 에넥스가 여전히 건재함을 드러내보인 셈이다. 에넥스는 부엌가구의 명가로 꼽히며 가구업계의 빅4(매출 기준)로 꼽혀 왔다. 하지만 주력분야였던 건설사 특판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금융위기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지난달 금융감독원과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에 의해 신용위험평가 C등급으로 분류, 현재 신한은행과 워크아웃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이다. 지난 해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올 2분기 들어 영업손실 11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

그러나 에넥스는 하반기 공격적 영업 전략을 펴는 것이 워크아웃 여부에 특별히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는 반응이다. 에넥스 관계자는 "워크아웃 여부는 여전히 결정되지 않았다"며 "하반기 영업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보루네오가구도 침실세트 2종 등 총 5종의 신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상반기 신상품 할인 행사에 들어갔다. 대부분의 할인행사가 이월상품 재고 해소를 위해 진행되는 점을 고려하면, 신상품까지 20%~30% 할인해 주는 이번 행사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상반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동반 하락한 보루네오가구로서는 하반기에 거는 기대가 크다. 보루네오가구 관계자는 "상반기 윤달로 인해 결혼이 하반기로 미뤄짐에 따라, 매출이 크게 줄어든 면이 있다"며 "이번 하반기 신제품 판매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루네오가구 역시 에넥스와 함께 가구업계 빅4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실적 악화와 오너십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했고, 최대주주가 정복균 회장에서 가구와 전혀 관계없는 팔레트 전문업체 '에이엘팔레트'로 바뀌었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우회상장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보루네오가 재기할 수 있을지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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