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문재인 5연승인가, 비문주자의 이변인가.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북 경선은 당 안팎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초반부터 열기가 달아올랐다. 이날 충북 경선에 곱절에 달하는 1000여명의 인파가 전주 실내 체육관에 모였다. 특히 유일한 전북 출신인 정세균 캠프의 지지자가 세배나 늘어 눈길을 모았다.

이날 10만여표에 달하는 호남 표심을 끌어안기 위한 문재인 후보와 비문(非文ㆍ비문재인) 후보의 한치의 양보도 없는 설전이 펼쳤다.

비문후보들은 '모바일투표'에 대한 불공정성 문제를 고리로 삼아 '친노 패권주의' 프레임으로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손학규 후보가 이번 선거를 "당이 공중분해 위기에 처해있다"며 "친노 패권주의들이 당이 이 지경으로 만들었고 정권교체의 희망을 가물하게 만들고 있다"며 공격의 선봉장에 섰다. 이에 문 후보는 이같은 공세를 '구태정치'로 규정하고 '민주당을 바꾸겠다"고 반박했다..

이날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마이크를 처음에 잡은 정세균 후보는 유일한 호남 후보인 점을 강조했다.

정세균 후보는 "오늘 전북에서 변화를 만들어 달라"며 "지금 민주당의 길이 잘못됐다면 전북이 민주당에서 옳바른 길을 제시해달라. 전북에서 정세균에서 역전과 이변의 발판을 놓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인구가 적어서 가능성이 적다고, 전략적 투표의 피해자로 만들지 말아달라"며 "지금 대선판을 덮고 있는 '신 지역주의'로부터 정세균을 구해내지 않는다면 정세균이 아니면 그 누구도 큰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없다"며 전북 표심을 자극했다.

그러면서 "승부는 끝난게 아니다"라며 "이제 국민들 관심에서 멀어진 이변 경선을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그로 승격시켜야 한다"며 "실력파 정세균이 뜨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후보는 비문 주자들이 제기한 경선 불공정 논란에 대한 '구태정치'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문 후보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저희들이 보여준 모습은 우리 당이 변하지 않고 있다는 슬픈 자화상"이라며 "이제는 달라져한다. 국민과 함께 가는 정치, 국민들 말에 귀 기울이고 손을 잡는 정치를 해야 한다"며 비문주자들의 공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우리 정치의 근본적 변화를 넘어 혁명적 변화를 바라보고 있는데 우리는 구태를 반복하고 잇다. 제가 민주당을 바꾸겠다"며 "민주당의 변화를 이끌고 기득권 정치를 깨겠다"며 타 후보들이 제기한 의혹을 '구태정치'로 규정했다.

선두주자인 그는 "이제 저 문재인은 우리당의 후보 경쟁을 넘어서 우리당의 변화, 우리 정치의 개혁, 그리고 정치교체의 선봉장으로 나설 것을 선언한다"며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세번째로 연단에 오른 손학규 후보는 작심한듯 당 지도부와 문재인 후보에 대해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대부분의 연설을 비판에 할애한 손 후보는 "당이 공중분해 위기에 처했다"며 "더 직접적으로 말해 친노 패권주의가 당을 이 지경에 만들었고 정권교체 희망을 가물가물 하게 만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후보는 "민주당이 무너지고, 대선후보경선은 2부리그로 전락하고 국민의 무관심속에서 언론도 외면한다"며 "야권 대통합으로 만들어진 그 기세는 어디가고 계파정당이니 가설 정당이니 해괴한 유언비어가 나돌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과연 친노 패권세력과 그 대표는 노무현 정신을 가지고 있는지 엄중히 묻지 않을 수가 없다"며 "오직 공학적 술수 다시말해 꼼수로 자기들만의 종파주의적 집권을 하겠다는 얕은 역사 퇴행적 사고가 아니고 무엇이냐"며 비판했다.

김두관 후보는 "민주당을 살려달라"며 "호남이 김두관을 버리면 김두관이 설 자리가 없고, 호남이 민주당을 버리는 것"이라며 읍소했다.

문 후보를 향해 김 후보는 "참여정부는 그동안 국정을 맡으면서 재벌개혁에 실패했고, 양극화를 심화시켜 중산층과 서민들 어렵게 한 데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이분들이 경제 민주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어찌 믿을 수 있냐"며 지적했다.

김 후보는 " 호남과 영남이 김두관을 대통령으로 만든다면 호남과 영남이 정부를 운영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중산층과 서민이 더불어 잘 사는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반드시 만들겠다는 것을 도민 여러분께 굳게 굳게 다시 한 번 약속드린다. 새누리당의 박근혜를 꺾을 단 한장의 필승카드 저 김두관"이라며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전북 경선은 당 지도부의 비난과 야유속에서 시작했다. 이해찬 대표와 임채정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입장하자 1000여명의 청중들은 "우우우"라며 야유를 보냈다. 특히 손학규·김두관 측 지지자들은 "똑바로 하라", "이해찬 임채정 사퇴하라"며 야유와 고함을 퍼부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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