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해외진출 문제로 원 소속팀 흥국생명과 갈등을 빚어온 김연경이 조건부 이적으로 터키행 실마리를 찾았다.

대한배구협회는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연경과 흥국생명의 이적 문제에 대한 중재안을 마련, 이를 공식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김연경을 비롯해 임태희 배구협회장, 박성민 부회장, 권광영 흥국생명 단장 등이 참석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김연경은 원 소속 구단인 흥국생명 소속이며 이를 토대로 해외진출을 추진한다 ▲해외진출 기간은 2년이며 이후 국내리그에 복귀한다 ▲해외 진출의 소속팀은 협회의 중재 아래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국제기구나 법률적인 판단에 따르기로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양측이 중재안을 받아들이면서 김연경은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김연경의 자유계약(FA) 자격 성사 여부다.


흥국생명은 "선수가 FA자격을 얻고 해외에 나가기 위해서는 국내리그에서 6시즌을 보내야 한다"는 한국배구연맹(KOVO) 조항을 근거로 "국내에서 4시즌을 뛴 김연경이 FA자격을 획득하지 못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연경은 "국내에서 4시즌을 뛴 이후 지난 3시즌 동안 해외에서 임대 신분으로 활약했기 때문에 FA자격을 갖췄다"라고 맞서고 있다.

양측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배구협회는 이날 오전 국제배구연맹(FIVB)에 배구협회의 규정 제출과 함께 김연경의 자유계약(FA) 신분이 옳은지 질의서를 넣은 상태다. 박성민 부회장은 다음 주 중으로 FIVB를 방문해 결과를 받아올 예정이다. 그 결과에 양측은 무조건 따르기로 합의했다.

김연경은 "임대로 간다는 얘기가 있지만 그 부분은 아직 명확히 결론이 나지 않았다. 페네르바체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문제다. FIVB의 결정에 따라 결과가 바뀔 수 있다. 그런 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중재안에 합의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권광영 흥국생명 단장은 "현재 김연경과 페네르바체의 개별 계약은 의미가 없다. 양 국가의 협회가 정식 절차를 밟아 결론이 나면 따르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김연경은 페네르바체에 합류하기 위해 8일 터키로 출국한다. 그는 "협회의 중재로 이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좋은 모습 보여 드리겠다"라고 각오를 남겼다.


김흥순 기자 sport@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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