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공기업 금융부채로 인한 연간 금융이자만 12조1000억원이다. 위협받는 지속가능성은 결국 국민 부담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2일 '공기업 부채 증가의 문제점 및 시사점-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라는 보고서를 통해 전달한 경고 메시지다. 일부 공기업의 급증한 부채와 취약한 재무건전성으로 지속가능성이 크게 위협,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지난해 기준 전체 공기업부채 중 금융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08%로 금융부채에 대한 연간 이자상환액만 12조1000억원으로 추정됐다. 한경연은 "주요 사업성 공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이 취약해서 향후 이들 공기업의 재무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 투자에 대한 부족재원까지 고려할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주요 3대 공기업의 부채만 연간 10조원 이상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영화 기업과의 차별성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한경연은 "주요 공기업과 2000년대 초 민영화된 기업과의 재무성과를 비교해 본 결과 민영화 이전 양 기업집단의 부채비율은 유사한 추세로 변동했지만 민영화 이후에는 상반된 추세를 보였다"며 "민영화기업과 달리 공기업의 부채비율은 지속 증가추세에 있고 민영화기업과의 부채비율의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보고서는 공기업의 매출액은 꾸준히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기업의 부채비율이 악화되는 것은 공기업이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와 영향을 받아 공기업 경영의 독립성과 수익성이 훼손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전력공사의 사례를 통해 면밀한 사전 검토 없이 대형 국책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거나 통제된 공공요금으로 인해 수익이 악화돼 부채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또 공기업의 부채 증가가 결국 공공요금 인상이나 조세를 통해 궁극적으로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경연은 "공기업 부채 증가가 공기업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이것이 다시 공기업의 부채를 증가시키는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며 "공기업 부채 증가추세를 둔화시키기 위해서는 공기업 부채를 정부부채로 포함해 투명하게 관리하든지 아니면 공기업을 단계적으로 민영화해서 시장 감시에 노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