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유아·어린이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Respiratory Syncytial Virus)가 정상세포를 해치지 않고 암세포만 선별적으로 파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를 통해 RSV바이러스를 이용한 새로운 성인 암 치료법 개발이 기대된다고 10일 메디컬뉴스투데이가 보도했다.

미국 샌안토니오 소재 텍사스대학교 의과대학 보건과학센터의 산타누 보스 박사와 사우스텍사스재향군인헬스케어시스템(STVHS)의 반다나 채터지 박사의 공동연구진은 임상실험 결과 RSV가 암세포만 골라서 죽이는 ‘선택적 종양살상형 바이러스(oncolytic virus)’ 요법으로 효능이 있음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동물실험에서 전립선암 세포를 가진 쥐에 RSV를 투입한 결과 1주일 만에 종양이 사라졌으며 4개월 뒤에도 재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터지 박사는 “종양에 직접 주입하거나 복부를 통해 전신에 주입한 두 경우 모두 효과는 같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해외에서 실시된 임상시험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났으며 조만간 미국 내에서 임상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SV는 정상세포를 피해 종양에서만 증식하며, 기본적으로 어린이들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이기에 면역력을 갖춘 성인에는 호흡기질환을 일으키지 않는다. 보스 박사는 “정상세포는 바이러스를 죽일 수단을 갖고 있지만 암세포는 이 능력을 결여하고 있기에 RSV가 종양에서 증식해 암세포를 없애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CZ바이오메드는 텍사스대학교 측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RSV를 이용한 암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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