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아이패드·아이폰 등 애플의 스마트기기를 구동하는 운영체제의 최신 버전인 'iOS6'는 3차원 지도(이하 애플맵)를 새롭게 제공한다. 애플맵은 손가락으로 화면을 이리저리 건드리는 것만으로 현실속의 건물을 보는 것처럼 자세한 지형지물을 보여준다.

구글지도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지도시스템을 개발한 것이지만 아직 완벽하게 현실 세계를 반영하진 못하는 모습이다. 미국 온라인 매체 허핑턴 포스트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애플맵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우스꽝스러운 실수 19가지'를 선정했다.

애플맵에서 볼 수 있는 구불구불한 도로, 교량 모습. ( http://theamazingios6maps.tumblr.com/ )

뉴욕 맨해튼 등 주요 도시와 시설물 등은 마치 하늘에서 헬기를 타고 돌아다니는 것처럼 자세히 보이지만 사막, 고속도로, 오지 등은 형편없이 뭉개지거나 지형, 고도가 뒤죽박죽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영화 '인셉션'에서 도로가 하늘로 치솟고 건물이 반으로 접히며 천지요동하는 꿈 속 세계와 비슷한 느낌이다.

영화 '인셉션'의 한 장면.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 지도 데이터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도 세계 네티즌의 불만을 사고 있다. 러시아의 붉은 광장은 온통 뿌연 구름으로 가려 보이지도 않으며 인도의 일부 지역 도로명은 온통 '에이비씨(abc)'라고 대충 표기돼 있다. 영국 서섹스의 워딩 지역은 아예 데이터가 없어 회색바탕에 흰색 격자무늬만 표시된다.

상점 위치가 잘못 표시되거나 경로검색이 제대로 되지 않는 다는 불만도 많다. 네티즌은 "구글맵에선 10m정도 오차가 나지만 새 애플맵은 40㎞나 GPS 오차가 발생한다", "애플맵에서 등교길 경로를 검색했더니 사는곳은 영국 런던인데 그린란드를 지나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학교로 가라고 알려줬다" 등의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노부부가 사는 집을 떠들썩한 술집으로 표시한 곳, 농장이 공항으로 잘못 표시된 곳도 있다.

큰 사진부터 시계 방향으로 1. GPS 추적 실패로 등교길 경로가 잘못 설정된 예 2. 애플맵에 나타난 영국 서섹스 워딩 지역 3. 구름에 가린 러시아 붉은 광장 4. 5. 6. 데이터 합성 실패로 뒤죽박죽이 된 지도화면.

세계적인 사진공유 사이트인 텀블러에는 아예 애플맵의 실수만을 캡쳐해 올리는 코너가 만들어졌다. 이 코너는 '놀라운 iOS6 맵'(http://theamazingios6maps.tumblr.com/)이라는 반어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하루에도 수십건씩 새로운 캡쳐물이 올라온다. 이외에 트위터에서도 아이폰 사용자들이 해시태그 '#ios6apocalypse'를 달고 오류사례를 자체 수집중이다.

한편 애플맵은 네덜란드의 네비게이션 솔루션 업체 톰톰 테크놀로지의 지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애플이 자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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