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정재우 기자] 이르면 올해부터 저축은행도 지점 창구를 통해 펀드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주식형 펀드처럼 투자위험이 높은 상품보다는 머니마켓펀드(MMF) 등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 우선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저축은행에 대한 신뢰가 크게 상실된 상황에서 판매허용이 곧 수익모델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24일 대전 서구에서 개최된 서민금융 다모아 콜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축은행에 펀드 판매를 허용해 영업기반을 확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금융시장의 중요한 비즈니스인 펀드판매를 이르면 연내부터 저축은행이 할 수 있도록 인가할 계획"이라면서 "불완전판매를 하지 않을 수 있게끔 시스템이 갖춰진 곳 가운데 일정 기준을 충족시키는 저축은행에 한해서 순차적으로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 교육 및 내부 시스템 정비 등 불완전판매 요소를 최소화 한 우량 저축은행부터 펀드 판매를 허용하겠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기대반 우려반이다. 펀드판매가 허용되면 저축은행의 사업영역이 확대돼 그만큼 수익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객들이 호응할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원금손실의 위험성을 안고있는 펀드를 과연 저축은행에서 상담ㆍ투자하겠느냐는 것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신뢰도가 크게 하락한 상태에서 고객들이 저축은행을 통해 예금자보호는 커녕 원금보장도 되지 않는 펀드상품에 투자하며 호응할지 의문"이라면서 "몇몇 업체의 위법행위로 폐허가 된 업계에서 저축은행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신용금고'로의 명칭회귀가 현실화된다면 사실상 '금고'를 통해서 펀드상품에 투자하려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펀드판매는 실질적인 수익사업으로 자리잡지 못할 가능성이 크며, 당분간은 업계의 내실 다지기와 신뢰성 회복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위 측은 이와 관련, 투자손실의 위험성이 큰 주식형 펀드보다는 머니마켓펀드(MMF) 등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에 대해 우선적으로 판매권을 부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지금껏 펀드판매를 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다소 떨어질 수 있어, 상대적으로 손실위험이 적은 상품부터 판매가 허용될 것"면서 "주식형펀드 보다는 국공채 펀드나 MMF 같은 투자상품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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