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런던올림픽 성화봉송 주자 중 한 명이자 달리기 선수인 시몬 윗크로프트는 시각 장애가 있다. 앞을 볼 수 없지만 맹인견이나 트레이너의 도움 없이 혼자서 운동을 한다. 아이폰을 이용해서다. 그는 아이폰의 더 '런키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거리, 속도, 칼로리 소모량 등 상세한 설명을 음성으로 들으며 성화봉송을 준비했고 올림픽에서 완주했다. 평소에는 시리를 이용해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이메일을 읽는다. 시각 장애가 있는 그에게 아이폰은 누구보다 뛰어난 개인 비서 역할을 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장애인을 위한 기능을 확대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스마트폰이 누구나 한 대씩 갖고 있는 생활 필수품이 되면서 몸이 불편한 사람들까지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따뜻한 기술을 추구하는 모습이다.

애플은 아이폰 화면에 있는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능인 '보이스 오버'를 지원한다. 텍스트, 윈도우, 메뉴, 대화상자 등 화면에 있는 것을 음성으로 읽어주기 때문에 앞을 볼 수 없거나 약시인 사용자들도 편리하게 쓸 수 있다.

대부분의 '텍스트 투 스피치(TTS)' 기능은 한 번에 한 문장을 분석하고 음성으로 전달하는 반면 보이스 오버는 한 단락씩 분석하기 때문에 문맥을 정확하게 판독할 수 있고 사용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의 자연스러운 목소리와 유사해져 책, 기사, 뉴스 등에 실린 긴 문장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온라인 신문 기사를 읽을 때는 느린 속도로 기사를 읽도록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영어,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등 총 22개 언어를 지원한다.

'시리'도 유용하다.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보내는 동작 뿐만 아니라 일정을 정리하고 날씨를 물을 수도 있다. 시리가 음성을 인식하고 알맞은 앱을 알아보는 등 수행을 해주니 터치 동작이 불편하거나 시력이 좋지 않은 사용자들은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갤럭시 노트 2는 앞을 보지 못하는 사용자를 위해 최초 설정 화면에서 사각형을 그리면 화면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토크백 기능을 지원한다. 손가락을 움직이면 손가락이 닿는 곳에 있는 글자나 버튼을 음성으로 안내하는 '터치하여 탐색' 기능도 눈에 띈다. 구글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운영체제부터 이 같은 기능을 기본적으로 지원해 옵티머스 G, 베가 R3 등 최신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는 불편 없이 쓸 수 있다.

갤럭시 노트 2는 청력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형 기능인 '소리 균형'을 지원한다. 이 기능은 사용자의 청각 상태를 확인해 각자의 청력 특성에 맞는 통화 음질을 제공한다. 이어폰 양쪽에서 발생하는 소리 크기의 비율을 조절해 균형을 맞춰주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불편 없이 스마트폰을 쓸 수 있다.

이밖에도 장애인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뉴스 등을 읽어주는 '보이스 아이', 책을 읽어주는 '리드 애니', 청각장애인들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수화를 알려주는 '한국수화사전'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장애인을 위한 기능도 늘어나고 있다"며 "애플, 구글, 삼성전자 등 등 업계 선두주자들이 정보기술(IT)에 따뜻함을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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