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기업대출에도 연체 적신호가 켜졌다. 대기업 연체액이 2개월 새 2배나 늘었고 90일 이상 상환을 미루는 장기연체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성호 의원(민주통합당)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법인기업의 이자를 포함한 연체금액은 8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원(13.1%) 가량 늘었다.

이는 국민ㆍ하나ㆍ우리ㆍ외환ㆍ신한 등 10개 시중은행과 산업ㆍ기업 등 4개 특수은행의 원화ㆍ외화 기업대출 연체 현황을 한은이 분석한 것이다.

국내 기업의 월별 연체액은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말 이후 8조~10조원 안팎까지 치솟았다가 올 상반기 5조~7조원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연체액은 올해 5월 7조원, 6월 6조2000억원, 7월 7조500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더니 8월 말엔 연중 최고치인 8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대기업의 연체 상황은 심각하다. 지난해 말 6000억원에 불과한 대기업의 연체액은 올해 5월 8000억원, 6월 7000억원에 이어 7월 1조2000억원, 8월 1조7000억원으로 늘어났다. 8월 기준으론 한 달 만에 44.6% 늘어났고 2개월 만에 두 배가 됐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대기업의 원화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0.80%에서 8월 2.36%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90일 이상 대출을 갚지 못하는 장기연체도 증가세다. 기업의 장기연체액은 지난해 말 3조원에서 올해 5월 4조7000억원, 6월 4조1000억원, 7월 4조7000억원, 8월 5조원으로 늘어났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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