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4호선 창동차량기지 이전 개발 호재로 매물이 자취를 감춘 상계동 일대 아파트 단지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휴일이 끝나지 않아 방문객이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늘 하루 40명 넘게 방문하는 등 예상 외로 찾는 사람이 많다."(경기도 일산 위시티일산자이 관계자)

2일 찾은 서울 강북·일산신도시 부동산 시장은 활기가 눈에 띄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취득세·양도소득세 감면이 주택시장을 전환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던 전문가들의 평가가 대체적으로 맞아떨어지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대형 평형 물량을 팔지 못한 채 마케팅에 전력해 온 수도권 대단지의 경우 방문객과 문의전화가 늘어나는 등 미분양 주택시장에는 온기가 감지됐다.

대형 평형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는 경기 일산 위시티일산자이의 경우 최장 5일 연휴 기간을 이용해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위시티일산자이는 드라마 촬영 장소로 사용됐을 정도로 차별화된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전용면적 108∼274㎡ 대형으로 구성돼 있어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다.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2일 하루 동안에만 40여명이 현장을 찾아 놀랐다"면서 "취득세·양도소득세 감면 혜택 기간이 짧은 게 아쉽지만 그나마 변화가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번 양도소득세 감면 대상에서 제외된 애프터리빙 가구에 대해선 "아쉽지만 미분양으로 계속 둘 수 없었던 회사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주택시장은 달랐다. 3114가구의 중대형으로 구성된 대단지인 서울 중구 남산타운 아파트는 여전히 문의전화도 뚝 끊긴 상태였다. 인근 G공인 관계자는 "역세권에 강남·북 어디로든 접근성이 뛰어나 인기가 많은 단지였는데 9월에는 단 한건의 매매 계약도 없었다"면서 "매도자들이 지금 집을 사면 이사비용, 세금 등을 포함한 정도까지 집값이 상승할지 묻는 데 답변하기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용 84.88㎡는 지난 8월 4억9500만원에 거래된 게 마지막인데 현재는 5000만원 정도 더 추락한 상태"라면서 "전세는 2000만~3000만원 올리더라도 재계약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전했다. 전세시장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었다.

개발 호재가 있는 상계동 부동산 시장은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하철 4호선 창동차량기지 이전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상계주공7단지 49.94㎡가 2억3000만~2억4000만원에 매매가 성사된 뒤 거래가 끊겼다. 이후 급매물이 2억2000만원까지 내려갔지만 개발 호재로 매물이 없어진 상태다.

인근 B공인 대표는 "가격이 너무 떨어져 매도자들도 거래에 망설이던 차에 차량기지 이전이 확정되자 매물을 거둬들였다"면서 "하지만 개발 호재가 곧바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봄에 1억원 정도였던 전세가가 가을이 되면서 1억2000~3000만원까지 오른 상태"라고 역시 전세시장의 강세현상을 설명했다.

일산 부동산 매매시장도 정부의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이 무색할 정도로 매매가 위축, 가격은 하락세를 걷고 있었다. 일산동구 백마마을 벽산아파트 59.93㎡는 2억3000만~4000만원이던 매매가가 2억2000만원 밑으로까지 떨어진 상태다.

백마마을 인근 H공인 관계자는 "돈이 준비된 실수요자들만 문의 전화가 오지만 아직 가격에 대한 줄다리기 중이다"면서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들이 많아서 실수요자 위주 급매물은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12월~2월 학군에 따른 전세수요가 가장 많기 때문에 전세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문의전화도 늘어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기간이 한시적인 누더기 대책이 크게 힘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급매물과 실수요자, 중소형 미분양단지 위주로 일부 거래는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은행에 따르면 9월 서울 주택매매가격은 꾸준히 하락하고(-0.4%) 있으며 여름철 계절적인 비수기에 보합세를 보이던 전세가격은 9월 들어 (0.4%) 상승했다. 이날 만난 대부분의 중개업소 관계자들도 추석 이후 매매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전세 가격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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