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파주와 청라·영종지구, 용인 등 수도권 외곽의 열악한 입지조건을 가진 대형주택 밀집 지역에서 하우스푸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의 각별히 대책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2년 3·4분기 부동산시장 모니터링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 외곽의 대형평형 밀집지역인 경기도 파주·용인과 청라·영종지구와 시장상황이 극변하고 있는 부산 등에 정부의 주의 깊은 관찰이 요구되는 지역이라고 경고했다.

파주 지역은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교통망 등 기반시설 부족 문제로 인해 운정 1·2지구의 경우 실거래 가격이 분양가격 보다 1억원가량 하락, 분양자들에 의한 집단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원주민들과 갈등을 빚어온 운정 3지구에 대한 토지보상을 진행하고 2015년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청라지구의 경우 85㎡초과 면적이 60% 이상으로 중대형 비중이 높다. 여기에 개발사업계획 무산, 대중교통망 미비(7호선 연장) 등으로 인해 부동산시장 침체가 가중되고 있다. 매매가는 실제 분양가보다 1억원 이상 하락한 상태로 거래문의조차 없다.

영종지구는 당초 분양 때 제시됐던 개발계획과 기반시설 등의 미완성과 이에따른 부동산가격 하락으로 인해 많은 단지에서 분양자들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올 중반기 이후부터 7100여가구의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추가 가격 하락도 우려되고 있다.

용인시도 중대형 평형이 많은데다 광교 등 2기 신도시 입주가 진행돼 가격 하락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중대형평형의 비중이 70%를 넘어 가격 하락폭은 더욱 크다.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은 "시장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는 부산시 주택시장도 지난 몇 년간 유례없는 호황이었지만, 향후 급격히 침체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미분양, 미입주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주택담보대출의 건전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하우스푸어 문제는 ‘관심지역’에 집중돼 있으며 이 지역 주택시장은 자생적으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곳에 초점을 맞춰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개인의 투자손실을 국가가 책임지지 않으면서도 시장에 최소한의 유동성을 부여하는 대책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금융권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세일앤드리스백 프로그램 등에서 누구의 주택을 얼마에 매입할 것인가가 핵심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가 부동산 활성화 방안으로 지난달 발표한 취득세·양도세 감면조치에 대해서는 그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취득세 감면조치는 입주 때 잔금납입일이 올해까지인 주택에 한해 적용되므로 신축주택 판매에는 큰 영향을 없고 양도세 감면조치는 일시적으로 분양물량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대형아파트의 매수세를 회복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우선 취득세를 내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도세 인하와 수도권의 보금자리 주택 공급물량 조절도 취득세 인하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정책으로 꼽았다.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은 2011년 10월부터 KDI와 공동으로 부동산모니터링그룹(RMG)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 분기 전국 부동산시장 모니터링 보고서를 내고 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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