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i40 왜건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유럽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한 i40 왜건 디젤 모델의 디자인과 성능은 어떨까. 평소 유럽를 겨냥해 내놓은 모델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연비와 조향성능이 매력적인 모델이었다. 디젤 모델인 탓에 고연비에 대한 놀라움은 덜했으나 조향성능 만큼은 기존의 현대차 모델과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시승은 서울 광장동에서 강원도 아산병원을 왕복하는 약 450km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승차가 탑재한 엔진은 1.7ℓ VGT 디젤 엔진으로 최대 출력은 140마력, 최대토크는 33.0kgㆍm다. 기존 2.0 GDI 엔진을 탑재한 가솔린 모델보다 토크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최대 토크를 발휘할 수 있는 구간에서 치고 나가는 재미가 배가된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연비는 가솔린 모델에 비해 리터당 4.9km를 더 주행할 수 있다. 실제로 450km를 구간을 왕복 시승하는 동안 연료게이지의 절반정도만 채우고 주행을 시작했으나 돌아와 확인할 결과 디지탈 게이지 2칸 정도 연료가 남아있었다. 정확한 연비를 측정하지는 못했지만 막힘없이 고속도로를 내달린 결과임을 감안하더라도 가솔린 모델보다는 훨씬 뛰어난 연비효율성을 가진 모델임에는 틀림없어 보였다.

엔진의 정숙성도 기대 이상이었다. 유럽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디젤차량과 관련한 기술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을 해소할 수 있을 정도로 초기 출발시를 제외하면 주행중 소음은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조향성능은 성능 좋기로 정평이난 일본 프리미엄 차동차가 비견될 정도로 뛰어났다. 핸들을 크게 조작하지 않아도 운전자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자리를 잡았고 중고속 주행시에도 좁은 도로에서 민첩하게 방향을 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가솔린 모델에 비해 토크는 높지만 초기 가속력과 고속주행시 성능은 다소 아쉬웠다. 시속 60km에서 120km까지는 나무랄데 없었지만 초기 응답성과 가속력 그리고 시속 120km 이상에서는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신형 모델이 출시된다면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보인다.

외부 소음과 승차감도 기대 이하였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바닥의 소음이 귀에 거슬릴 정도로 컸고 작은 요철에도 차체가 상하고 크게 덜컹거렸다. 뒷좌석 동승자가 불편함을 호소할 정도였다. 패밀리카 콘셉트를 기초로 제작된 왜건으로써는 치명적인 흠이다.

내외관 디자인은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 같다. 유럽형과는 달리 라이에이터 그릴에 가로형 크롬이 적용돼 고급스러움이 강조됐으나 왜건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만큼 매력적이지는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국내에 왜건 모델이 많지 않은 탓에 신기하기는 하지만 막상 구매하기에는 망설여진다는 이야기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등도 시인성은 좋았으나 유럽의 트랜드를 바탕으로 한 탓에 이질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이번에 시승한 i40 1.7디젤 모델의 가격은 2724~3186만원(개별소비세 인하분 미반영)이다.


임철영 기자 cylim@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