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헌 NHN 대표(좌)와 최세훈 다음 커뮤니케이션 대표(우)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국회가 네이버와 다음 포털 대표들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면서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포털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표면적으론 포털의 공적 기능을 강조하지만 사실은 포털의 자율성을 옥죄려는 꼼수라는 지적이다.

9일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는 네이버(NAVER)를 운영하는 김상헌 NHN대표와 최세훈 다음(DAUM) 커뮤니케이션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이 출석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출석 이유는 인터넷 실명제 위헌 판결이나 선정성 문제를 따지겠다는 것이지만 정치적인 유불리도 배제하지 않았다.

홍지만 의원(새누리당)은 "여론 형성을 주도하는 만큼 반드시 중립성을 지켜달라"며 "공정성을 위해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기사 배열 및 기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홍 의원은 각 포털의 뉴스 관리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특히 다음의 경우 메인화면에 새누리당의 악재와 경제위기 기사는 굵은 글씨로 표시해 불신을 유도하고, 민주통합당 후보는 긍정적인 이미지의 사진이나 글을 배치하는 등 편집이 편향적"이라며 "네이버도 편향적인 뉴스캐스트 운영은 (대선을 앞두고) 여론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 8월 민망한 검색어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곤혹을 치렀던 점도 도마에 올랐다. 포털의 영향력이 큰 만큼 자정 기능도 강화돼야 한다는 점도 촉구됐다. 일부 의원들은 방통위가 포털사업자들과 협의해 뉴스 중립성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방위 의원들의 이같은 요구는 포털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한 것이지만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민심 향배에 영향력이 큰 포털을 압박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방위 관계자도 "국민들이 정보를 얻고 의견을 교환하는 포털이 대선 정국의 여론을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언급, 포털 대표들의 증인 출석이 정치적인 이유와 무관치 않음을 내비쳤다.

포털 업계는 드러내놓고 반발하지는 않지만 못내 불쾌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론 조성에서 포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정치권에서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표면적인 이유와는 상관없이 국감장에 증인으로 세우는 것 자체가 포털을 압박하려는 것 아니겠냐"고 토로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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