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 '단 2시간 만에 400만원을 벌 수 있다면?'

이 정도라면 '꿈의 직장'이 아니라 '신의 직장'이라 부를 법하다. 어디에 이런 일자리가 있을까. 알고 보니 인천공항공사가 이른바 비상근 경영자문역에 지급한 자문료였다.

16일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에서 공사의 고액 자문료 지급문제가 뒤늦게 불거졌다.

새누리당 이종진ㆍ이노근 의원이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 경영자문역을 맡은 인사 4명이 2008년 12월부터 최근까지 공사에 자문을 해주면서 한 번에 351만7000원~47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경영자문에 쓴 시간은 한 달에 한 번 1~2시간이 전부였다. 자문은 대부분 직접 면담을 통해 이뤄졌으나 일부 인사는 전화로만 자문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으로 치자면 시간 당 170만~230만원 짜리 일자리인 셈이다. 이렇게 4명이 그동안 받아간 돈은 1억6천900여만원에 이른다.

이들은 모두 전직 공사 임원 출신이었다. 이들은 공사 본부장이나 실장으로 퇴직한 직후 곧바로 경영자문역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본부장으로 퇴직한 A씨의 경우 회사를 나가던 당일 경영자문 계약을 맺었고 실장 출신 B씨는 퇴직 다음 날 계약을 체결했다. 인천공항공사 경영자문 제도를 놓고 '전관예우'란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종진 의원은 '자문료는 시간 당 30만원을 지급한다'고 규정한 인천공항공사 '예산집행지침'을 근거로 "지나치게 높은 경영자문료를 시급히 개선하라"고 인천공항공사에 촉구했다.


노승환 기자 todif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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