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유독 일본에서만 인기가 없는 이유를 다각도로 조명한 글이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에 게재돼 눈길을 끌고있다.

타임의 전직 기자이던 에리카 호는 15일(현지시간) 타임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소녀시대'와 '동방신기'를 비롯한 케이팝(K-Pop)이 일본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강남스타일이 돌풍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분석했다.

기사는 "만약 당신이 전 세계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한국 래퍼 싸이의 바이러스성 히트곡 '강남스타일'에 실증이 났다면 일본으로 향하기 위해 여행가방을 준비할 시간"이라며 강남스타일에 대한 일본의 무덤덤한 반응을 소개했다.

에리카 호는 싸이 열풍이 일본을 피해간 이유로 일본 언론의 무시 전략을 꼽았다. 그는 동아 일보가 영문판 기사에서 "지난 한 달간 일본 언론이 강남스타일 열풍을 보도한 것은 드물다"고 보도한 것을 인용해 "박재상이라고 불리는 싸이는 지금까지 일본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마이니치 신문이 지난 12일자 기사에서 '강남스타일'이 빌보드차트 1위에 근접했고 서울 광장에서 대규모 콘서트를 열었다는 내용을 짧게 보도한 것이 고작일 정도로 일본 언론으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았다고 덧붙였다.

싸이의 기획사가 '강남스타일'의 일본어 버전 출시를 미루고 있는 것도 일본내 흥행 부진의 요인으로 꼽혔다. 수많은 케이팝 스타들이 한국 외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일본어 버전 앨범을 내놓는 것과는 달리 강남스타일은 아직 일본어 버전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한·일간 외교 마찰로 동북아의 정치 환경이 냉각된 것도 싸이가 일본에서 외면 받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싸이가 세계적 스타로 급부상한 지난 8월 말 한일간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이 떨어진 탓이라는 것이다. 에리카 호는 "이는 정말로 부끄러운 일"이라며 "말 춤으로 풀지 못하는 외교 마찰은 없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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