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취득·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해주는 9·10 대책과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부동산 경매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서는 다가구주택, 경기·인천에서는 다세대주택의 인기가 높았다.

19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9~10월 법원 경매장에 나온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경매물건 1만7435개(이달 18일 기준)를 조사한 결과 주거용 부동산 물건(아파트, 다세대, 단독주택·다가구)의 낙찰가율은 9월 72.43%에서 10월 74.11%로 1.68%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용 부동산 중에서도 낙찰가율 상승이 가장 컸던 것은 연립·빌라 등 다세대 물건이었다. 수도권 소재 다세대 물건 낙찰가율은 9월 67.84%에서 10월 71.15%로 3.31%p 올라 주거용 부동산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이어 아파트 낙찰가율이 73.70%에서 75.18%로 1.48%p 올랐고 다가구 물건도 72.17%에서 72.23%로 0.06%p 올랐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다세대 주택 물건의 낙찰가율 상승폭이 컸던 이유는 부동산경기 침체로 아파트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면서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경제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연립·빌라 등 다세대 주택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매 물건 중에서도 지역별로 선호하는 물건은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서울은 다가구주택에 가장 많은 입찰자가 몰렸지만 경기·인천 지역에서는 다세대주택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다가구 물건 평균 입찰자는 9월 2.55명에서 10월 3.41명으로 0.86명 늘었다. 같은 기간 다세대 물건 평균 입찰자는 3.55명에서 3.85명으로 0.3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아파트의 경우 입찰자가 9월 5.15명에서 10월 5.06명으로 0.09명 줄어들기도 했다.

반면 인천은 다가구 물건 입찰자가 9월 2.73명에서 10월 1.33명으로 1.4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세대 물건은 9월 3.99명에서 10월 5.8명으로 1.81명 늘어나면서 인천 경매 입찰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았다.

경기 지역은 인천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경기 지역 다세대 물건 입찰자는 9월 3.32명에서 10월 4.07명으로 건당 0.75명 늘어나면서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아파트는 0.54명 늘었고 다가구 물건은 1.02명이 감소했다.

정대홍 팀장은 "취득세 감면 호재로 수도권 주택 경매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물건의 용도나 지역에 따라 선호하는 주택 형태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서울의 경우 아파트 물건에 입찰자가 수십명씩 몰리고 있는 상황에도 낙찰가율이 60~70%에 불과해 수요자들은 아파트 매수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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